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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ssues/China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페이즈2 투자 보류...

by Jinny815 2014. 2. 17.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건설 중인 3D 낸드플래시 `V낸드` 공장(팹)의 2단계(페이즈2) 투자를 잠정 보류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신규 투자라는 점에서 장비·소재 등 후방 산업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술적 완성도와 관련된 문제인 것으로 알려져 반도체 시장 전반에도 파장이 있을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김기남 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부임하면서 중국 시안 팹의 페이즈2 투자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장비구매의향서(PO) 역시 끊겼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3D 낸드가 2D낸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3D 낸드는 웨이퍼 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층을 겹겹이 쌓아 집적도를 대폭 높인 제품이다. 20나노미터(㎚) 기존 낸드와 비교했을 때 용량을 2배 이상 늘렸다.


하지만 층과 층 사이에 수십억개 구멍을 뚫어 셀과 셀을 전극으로 이어줘야 하기 때문에 불량이 나기 쉽다. 집적된 셀의 수가 2D 낸드플래시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도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다. 셀이 많을수록 불량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저장된 데이터가 소실될 수 있어 낸드플래시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특히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나 서버용으로 사용할 3D 낸드플래시는 안정성 요구 수준이 더욱 높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기술 완성도에 관계된 문제가 얘기되는 상황에서 굳이 추가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 문제도 거론된다. 3D 낸드플래시는 24층으로 적층한 형태다. 업계는 32층 이하 3D 낸드플래시는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공정 기술력이 2·3위 업체들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양산성을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후발 주자들이 섣불리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메모리 가상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SSD를 굳이 쓰지 않더라도 가용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양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데이터가 새는 것을 막는 방법 등 대책을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생산량도 당초 계획보다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장비 협력 업체도 올해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화성 17라인,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업그레이드 투자 정도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계획보다 가동률을 떨어뜨리면 추가 투자는 더욱 늦춰지게 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속도도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V낸드 양산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지기자 |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