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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stics

새 돌파구 찾는 유통 - 클릭~클릭~유통업계, 온라인으로 직진하라

by Jinny815 2015. 11. 17.

새 돌파구 찾는 유통 - 클릭~클릭~유통업계, 온라인으로 직진하라


오프라인만으론 한계…온라인은 이제 선택 아닌 ‘생존 위한 필수’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의 세텍 전시관을 시작으로 7월과 10월 경기 일산 킨텍스를 빌려 할인행사를 벌였다. 백화점이 영업장이 아닌 외부 행사장을 빌려 좌판을 벌이는 형태로 ‘출장 세일’을 하기는 처음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던 백화점이 ‘떨이 판매’를 위해 자존심을 버린 모습은 부진의 늪에 빠진 유통업계 현실을 담고 있다.


매장과 취급 품목을 늘리는 식의 성장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성장이 지체되면서 내수도 벽에 막혀 있는 형국이다. 영리한 소비자들은 국내보다 해외 사이트에서 물품을 사는 ‘직접구매(직구)’에 눈을 돌렸다. 그러자 유통업계는 장애물에서 오히려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해외 온라인 시장과 물류업이다. 모바일 등 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요즘 신속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서는 물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경 사라진 소비시대


16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해외 직구 시장 규모는 2010년 2억7400만달러에서 2013년 10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직구족이 늘면서 국내에서만 경쟁했던 온라인 쇼핑몰 등 국내 유통채널들은 해외 유명 쇼핑몰과도 경쟁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미국 최대 쇼핑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여는 등 글로벌 시장과의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역(逆)직구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그래서다. 역직구는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해외 직구 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온라인 마켓 지마켓은 영어와 중국어로 서비스되는 ‘글로벌샵’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글로벌샵 매출은 지난해보다 55% 늘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올해 2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외국 제품 전용 장터 ‘티몰 글로벌’에 입점했다.


국내 업체들은 주로 한국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한류 열풍이 거센 중화권 소비자들이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중화권 대상 역직구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중 상당수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들이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마유크림과 마스크팩 등 한국산 중소기업 화장품이었다. 이들은 한국 쇼핑몰을 이용하는 이유로 59.2%가 ‘정품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며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알리바바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지난 11일 광군제(光棍節) 당일에만 벌어들인 온라인 매출은 912억위안(16조4980억원)이다. 당시 티몰에 입점한 국내 업체들도 특수를 누렸다. 이마트의 당일 매출은 27억원으로, 국내 점포 12곳의 하루 매출과 맞먹었다. 알리바바는 마윈 회장이 1999년 6만달러로 창업해 15년 만에 기업가치가 2310억달러로 뛰었다.





세계적으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몰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아마존닷컴 매출은 전년 대비 24% 늘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7% 감소했다. 세계 최대 유통 공룡인 월마트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대부분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해외 직구를 통해 한국 시장을 내주는 만큼 역직구로 해외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며 “온라인 쇼핑 업체의 국제화를 지원해 역직구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문 즉시 받는 당일배송 시대


유통 환경이 바뀌면서 물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안전한 배송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하나의 매장처럼 결합한 옴니채널(Omni-channel)이 확산되면서 당일배송 수요가 늘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무료배송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15억원 적자를 보면서도 물류센터와 배송 전문인력 등을 확대하고 있다. 배송에서 주도권을 갖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쿠팡은 대구와 인천 등지에 운영 중인 물류센터 14개를 2017년까지 21개로 늘릴 방침이다. 투자금액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대형마트들도 최근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6월 경기 용인에 보정센터를 열었다. 국내 대형마트로는 처음이다. 2020년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6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연내에 경기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가동한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의 당일배송률이 기존보다 2배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CJ대한통운의 드론 ‘CJ스카이 도어’



아예 물류업체를 인수하는 기업들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국내 2위 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35%를 인수했다. 현대백화점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식품 등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 연계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 비행장치(드론)를 이용한 택배 전쟁도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 중에는 아마존과 구글, 알리바바 등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과 대한항공 등 15개 업체가 드론 대표사업자로 선정됐다. 대한상의 임재국 물류산업팀장은 “유통 트렌드가 진화하면서 ‘물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