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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stics/Cold chain

국내 해운·물류 블록체인 도입 어디까지 왔나

by Jinny815 2018. 4. 1.

블록체인②/국내 해운·물류 블록체인 도입 어디까지 왔나

블록체인,IoT와 연계해 시범사업 범위 확장


지난해 5월 삼성SDS 주도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발족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해운·물류업계에 도입하기 위해 산학연 협동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다.


컨소시엄은 곧바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실제 수출입 화물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시범운항을 진행했다. 컨소시엄에는 정부, 플랫폼 사업자, 화주, 선사, 터미널 운영사, 은행, 보험사, IoT장비 공급업체 등 해상화물 운송 관련 주체자 총 38개 기관이 참여해 7개월간 진행됐다.


국적 선사로는 현대상선, 남성해운, 고려해운, 흥아해운, SM상선, 팬오션 등 총 6개사가 참여했다.


블록체인의 구체적 적용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부산과 중국 칭다오 구간의 냉동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첫 시험 운항을 진행했다. 이어 냉동컨테이너에서 일반 컨테이너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서 인도, 중동, 유럽 항로를 대상으로 시험운항을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기존의 방식대로 운항하는 동시에, 블록체인 플랫폼 적용해 실제로 물류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지 개념증명의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남성해운도 부산발 중국 칭다오와 다롄 냉동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시범운항을 진행했다.


1차 시범운항을 마친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은 범위를 확대해 2차 시범운항에 들어갔다. 먼저 고려해운이 지난해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부산~홍콩 구간의 냉동컨테이너를 대상으로 시범운항을 실시했다.


1차 시범운항은 해상운송 업무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2차 시범운항에서는 범위를 확대해 은행, 세관과 수출채권 매입이나 적하목록 신고와 같은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시범운항에서 블록체인과 IoT 기술을 융합해 주체간 화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기술검증도 진행됐다. 스타트업 회사인 에스위너스(SWINNUS)가 개발한 IoT 디바이스 장비를 컨소시엄 참여자들과 공유해 시범운항을 진행한 것이다. 에스위너스는 물류분야에 특화된 글로벌 추적관제 IoT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정보보안과 소통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제공하는 물류 IoT 서비스 분야 전문기업이다.


참여업체들은 컨테이너에 IoT 디바이스를 장착해 화물의 위치, 온도, 습도, 충격 여부 등을 확인했다. IoT 디바이스를 리퍼 컨테이너에 자체 공조기와 연결하면 컨테이너 상태에 대한 정보가 모여지고, 이를 주체들 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달 8일 삼성SDS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첼로컨퍼런스'에 참여한 SM상선.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참여자들은 시험운항 후 블록체인 기술 도입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동안 화주와 선사간 공유해야 했던 부팅, B/L(선하증권) 업무가 간소화됐으며, 선사와 세관 간은 세관신고가 간소화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선사와 터미널 간은 선적정보가, 선사-화주는 착선통지서(A/N: Arrival Notice), 화물인도지시서(D/O: Delivery Order) 등에 대한 업무처리가 축소됐다.


업체들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술검증 범위를 넓혀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기존의 종이서류로 업무를 처리하던 방식을 전부 배제하고 오로지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해서 시범운항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중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작년에 시범 운항까지 마쳤지만 화주가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마땅찮고, 기술 여건상 전면적인 도입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을 한정한 뒤 최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블록체인 프로젝트 담당자인 곽광용 PI추진팀 과장은 "작년까지 진행한 테스트는 해운·물류 전반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며 "올해는 구체적인 업무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효과를 실제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으로 신뢰성 제고


블록체인 기술이 유통 운송과정에 도입되면 신뢰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경기도 성남시 삼성SDS 판교캠퍼스에서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가 블록체인 기반 물류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S


삼성SDS는 최근 `첼로 2018' 행사를 개최하고 물류분야 블록체인 적용사례를 발표했다. 신선식품 특성상 원산지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유통이력 제공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SDS는 삼진어묵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을 구현했다.


기존 이력관리 시스템은 실제 기업이나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 전달에 있어 미흡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력관리 시스템에 이력번호, BL번호, 원산지 국가명, 품명, 수출업체명, 수입업체명, 도축장명 등이 필수적으로 입력돼야 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제 소비자나 기업은 수입품목에 대한 무게, 수량, 원산지 등의 상세정보와, 출입고 이력, 온도, 습도 등 작업환경, 원재료 투입량 등의 정보도 원한다.


삼진어묵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은 입고부터, 가공, 포장, 판매에 이르는 생산과 유통 과정의 모든 정보를 관련 주체자에게 공유토록 했다. 스마트폰을 제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에 갖다 되면, 원산지, 제조사, 제조일, 유통기한, 판매점 등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될 수 있다.


현재 범위를 확대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 선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어묵이 원산지로부터 선적해 들여오는 전 과정을 시범운항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SK C&C, 국내외 선사용 서비스 개발


지난해 5월 SK C&C는 국내외 선사를 위한 `블록체인 물류서비스'를 개발했다.


국내 육상에서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한 것이다. 물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이다.


해상에서는 해상운송 중에 상태를 수집해 항구 도착시 정보를 일괄 공유한다.


테스트를 위해 SK C&C는 선하증권, 신용장 등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증명하고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다. 이어 한국발 상하이착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의 시범 적용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관세청도 블록체인


관세청은 블록체인 기술을 수출입 업무에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컨소시엄에 참여해 블록체인 도입 타당성을 조사한 것에 이어 올해는 `블록체인 기반 수출통관 물류 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관세청은 지난 16일 연 `2018년도 ICT 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 설명회'에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무역 초기 단계부터 물류정보를 관리하며, B2B, B2G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출통관 물류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4월 공모를 통해 5개의 워킹그룹을 모집할 계획이다. 개발용역비 13억 8900만 원, 장비구입비 5억 1100만 원으로 총 18억 원을 지원받아 진행한다.


올해는 수출신고와 적하목록 제출 등의 업무에, 2차년도에는 수출통관과 수출물류의 전체 업무와 해외세관 통관·물류 업무 일부분에 기술을 도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3차년도인 2020년에는 수출통관·물류업무 전체를 비롯해 금융·보험 업무의 신용장, 적하보험, 해외세관의 원산지증명서, 해외거래처의 B/L, 무역서류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도영 기자 tonio@bs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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