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쫓는 징둥, 레스토랑 식자재 시장 공략

알리바바 쫓는 징둥, 레스토랑 식자재 시장 공략

콜드체인 갖춘 자체 물류·배송 시스템 무기로 신선식품 시장 공세…지난해 신선식품 업체 인수한 아마존도 주목

중국에서 식당 사업을 하는 장종씨는 최근 중국 2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COM)으로부터 잉어 머리를 공급받고 있다. 장씨는 징둥을 통해 생선 머리와 다른 식자재들을 공급받게 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33개 레스토랑의 식자재를 구하기 위해 200여개에 달하는 공급처를 상대할 필요가 없어졌다. 배송 비용도 절감됐다. 

중국에서 신선식품은 전자상거래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식당처럼 식자재를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상점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중국 2위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자체 배송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징둥이 선두주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11일 기사를 통해 징둥의 신선식품 사업에 대해 조명했다. 송춘정 징둥 기업부문 부사장은 WSJ에 "자체적으로 거대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면서 "이를 다른 산업을 돕는데 활용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징둥은 경쟁이 치열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새로운 사업들을 시도해왔다. 신선식품 배송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를 따라 잡을 카드 중 하나다. 알리바바는 징둥과 달리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뉴욕에서 미국 최대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로부터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체결했던 것도 자체적인 냉장물류 플랫폼을 구축한 징둥이었다. 징둥은 향후 3년간 육고기 12억달러를 포함 20억달러의 미국산 농축산물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1조위안(약 16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는 아직 3%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성장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최근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중국에서 신선식품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던 것은 배송 중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영토가 넓어 배송해야할 거리도 길기 때문이다. 고객이 만족할만한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 체인과 유기적인 물류, 배송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중국에서 5000여 개의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순이익을 내는 곳이 5%도 안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문턱은 높다. 

징둥이 여기에 도전하고 있다. 징둥은 매일 평균 500만 회 이상 배송이 가능한 물류 노하우를 갖췄다. 11개의 저온 저장 창고와 신선식품 배달을 위한 냉동트럭을 포함해 중국 전역에 405개의 물류창고와 7개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한다. 식당들 입장에선 신선도만 유지된다면 전자상거래를 통한 신선식품 구입이 유리한 점이 많다. 가격면에서도 유리하고 재료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제공받을 수 있다. 33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장씨는 "제공받는 데이터들은 인기없는 메뉴를 빼고 '핫'한 요리를 추가하는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새 배송 시스템을 활용하고 난 후 배송 경비도 20% 절감됐다"고 전했다. 

징둥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도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아직 많은 미국 식자재 회사들이 식당들이 더 신선한 식품을 찾아주는 수준에 그치는 동안 아마존과 같은 메이저 기업이 신선식품 공급 체계를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도 징둥과 같이 배송과 물류 시스템을 갖췄으며 지난해 유기농 판매업체인 훌푸즈(Whole Foods)를 107억 파운드(약 15조4000억원)에 인수해 식당 식자재 공급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11112043917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