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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컨설팅

매일이 혁명인 시대 고리타분한 사훈은 걷어치워라

by Jinny815 2018. 1. 15.

매일이 혁명인 시대 고리타분한 사훈은 걷어치워라


일하는 방법을 바꾸자




새해가 되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가 나온다. 올해의 키워드는 혁신, 미래 먹거리, 사회적 책임으로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이 혁신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하루하루가 혁명인 것이 지금의 시대”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선도자가 독식

같은 일하며 성공 기대는 미친짓

‘실패 목표로 하면 혁신·변혁 가능’

베저스 모험리더십이 아마존 만들어

직원들 가슴 뛰는 새 목표 있어야


그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 할까? 바로 과거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 실현되고 있는 대변혁의 증거와 징조들을 보면서도 여전히 예전의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안타깝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들 대부분은 나름대로 성공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다. 문제는 이 자부심이 변화를 주저하고 기존의 일하던 방식을 고수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우리 기업에 성공을 가져다준 방식은 ‘빠른 추격자’로서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혁명의 시대에는 추격자에게까지 남겨지는 것이 별로 없다. 앞장서 나가는 개척자들이 다 취해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의미 없다. 시대 변화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자”고 말했다.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딥체인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세 그룹의 총수가 힘주어 말한 것은 한 마디로 혁명의 시대에는 개척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나 변화했는가? 시스코 회장을 역임한 존 체임버즈는 “포춘 500대 기업 중 200개가 향후 10년 안에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추격자로 만족한다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것은 먼저 기존의 목적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선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벽에 걸려 있던 고리타분한 사훈은 던져버리고 새로운 목적을 만들어 보자. 

  

  

넷플릭스, 고객 성향 분석해 맞춤형서비스

직원들의 의욕을 고취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고객 커뮤니티 구성을 위한 중력의 중심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유의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이는 제대로 된 기업 이미지를 형성해 줄 뿐 아니라,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원칙이 돼 준다. 예를 들어 ‘미래로 당신을 이끌 뿐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목적을 앞세운 로컬모터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아마존 역시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싶은 모든 것은 제공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런 목표를 세웠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3가지를 실행해야 한다. 

첫째, 새롭게 부상한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둘째, 내부 자원뿐 아니라 외부에 널려있는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추격형의 효율성 추구 중심의 기업 문화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화로 재구축해야 한다. 

  

업무 수행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강화하거나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제공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시청 이력, 날씨, 계절 그리고 최근 이슈 등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개인 맞춤형 추천 리스트를 제공한다.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에 봉착한 스타벅스는 스마트폰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바로 찾는 방식을 도입해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고객 관리뿐 아니라 제조와 운영의 혁신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 3~5개를 선정해 컴퓨터 화면에 대시보드로 띄워놓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능력을 끌어낸다. 매출 증가, 직원들의 참여, 고객 만족도 등 상황별 핵심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앞으로 할 일도 스스로 관리하게 한다. 

  

사내외 사람들과 소통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마존은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과 함께 빠른 배송을 제공한다. 고객의 구매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언제,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분석한다. 고객이 주문하면 이미 배송트럭에 실려 근처를 돌고 있던 제품을 2시간 안에 전달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자원 관리에도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기업의 기반인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외부인들도 아이디어만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의 권력이 공급자에게서 소비자에게 옮겨갔다. 고객의 요구는 점점 더 까다로워진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 자원뿐 아니라 동원 가능한 다양한 외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검증하고, 피드백을 받는 플랫폼을 운영해 시야를 넓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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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60만 팬들이 온갖 아이디어 제공

영국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기프개프(GiffGaff)에는 고객센터가 없다. 고객들이 모두 커뮤니티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주고 받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멤버가 운영하는 새로운 모바일 사업 방식’이라고 홍보한다. 1984년 칭다오에서 냉장고를 만들기 시작해 2010년 세계 1위 백색가전 기업이 된 중국 하이얼은 하이얼오픈파트너십생태계(HOPE)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60만명의 고객으로부터 온갖 아이디어들을 얻는다. 2014년에는 28만7000여 명이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자 4개월 만에 제품으로 만들어 냈다. 

  

마지막으로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한다. 동작과 눈치가 빨라야 몰려오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자본 집약 시대에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었지만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시대에는 규모가 클수록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기민한 문화 만들기의 첫 번째 키워드는 자율이다. 

조직의 크기를 줄여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이양하자. 그러면 의사결정과 행동의 속도가 빨라진다. 더불어 직원들의 책임감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가 자극되어 사기와 성과도 올라갈 것이다. 리츠칼튼은 고객을 위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예산을 배정해 둔다. 현장에서 문제를 바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최근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는 팀 단위로 자율권을 보장받아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ING는 2015년 디지털 변혁을 이루기 위해 신속한 대응, 협업을 통한 역동성, 직원 참여 확대의 3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유연한 형태의 스쿼드 조직으로 변경했다. 하이얼은 이미 2010년에 8만명의 직원을 2000개의 자주 경영체로 재편했다. 

  

기업문화를 바꾸는 두 번째 키워드는 전체 직원의 참여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도 직원들이 수동적이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앱솔루트 보드카로 유명한 직원 1만명의 페르노리카는 2010년 디지털에 익숙해지는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150명의 임원에게 먼저 소셜네트워크 교육부터 했다. 그 후 교육 대상을 확대해 전 직원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직원들도 진심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기업문화 혁신의 세 번째 키워드는 빠른 실행이다. 

이는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세상이 급변할 때는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빠른 실험을 통해 정답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실험을 거듭하고 그 결과를 빠르게 학습함으로써 수정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실험이 빈번해지며, 결국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날의 아마존을 만든 것은 참담하게 실패했던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이어폰, 웹페이, 월릿, 옥션, 에스크빌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수많은 실패를 했지만 여기서 얻은 교훈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이는 실패를 용납하는 것을 넘어 장려하는 제프 베저스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 베저스는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성공을 목표로 하면 거기서 멈추지만, 실패를 목표로 하면 끊임없는 혁신과 변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이 꼭 새겨볼 대목이다. 

  

ING 은행의 혁신을 진두지휘한 바트 슬라트만은 “한뜻으로 뭉친 경영진, 경쟁사로부터도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수용하려는 의지가 혁신의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이 변했을 때는 그 환경에 맞는 제도와 방식이 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국·동남아 기업까지도 2009년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열매를 따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의 일하는 방식은 20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과연 우리는 매일이 혁명인 시대에 맞게 일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10년 후 우리 모두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http://news.joins.com/article/2226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