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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area/Retail(유통)

급팽창하는 모바일 쇼핑전쟁…속도냐 서비스냐

by Jinny815 2016. 1. 2.

급팽창하는 모바일 쇼핑전쟁…속도냐 서비스냐

신선식품도 모바일로…2020년 모바일쇼핑 100조 시대

로켓배송·카카오톡 주문…각양각색 생존전략

"더 빠른 배송·고객까지 만족"…IT가 해답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이 집 앞까지 배달됩니다." 현대인들에게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문구다. 손 안의 '모바일 쇼핑'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유통업계 지도가 바뀌고 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뿐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모바일 중심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파급력은 크다. 모바일 구매 상품을 실어 나르는 물류 업계에서는 새 판이 짜여지고 있다. 쿠팡은 직접 물류센터를 갖추고 배송 전담직원을 고용했다. 티몬, GS홈쇼핑, CJ오쇼핑 등도 택배업체와 제휴를 맺고 전용 배송차량과 배송인력을 확보했다. 


택배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배송 물량에 따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모바일 쇼핑시장의 성장은 반길 일이다. 더 빠르고 서비스를 중시해야 하는 배송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은 '정보통신(IT)'기술에서 찾고 있다. 


◇신선식품도 모바일로…2020년 모바일쇼핑 100조 시대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5년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5조91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14조원을 돌파했다. TV홈쇼핑(11조원) 시장을 넘어서고 편의점(13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오는 2020년에는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의류, 화장품, 생필품, 가구, 가전제품뿐 아니라 신선식품까지도 모바일을 이용한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쿠팡의 전체거래액 중 최대 83%, 평균 78% 이상은 모바일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모바일 쇼핑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인 2012년부터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세웠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한다는 점을 주목한 결과다. 


티몬 또한 전체거래액의 평균 75%, G마켓은 48%가 모바일에서 나오고 있다. 아동의류와 기저귀, 분유, 여성의류, 아동신발, 잡화 등은 모바일 비중이 70%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신선식품·생필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몰은 지난 5월부터 모바일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2013년 모바일 연평균 매출 비중은 8.5%에 그쳤지만 2014년 25%, 올 상반기 45%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출근시간인 오전 6~8시와 퇴근시간인 오후 7~8시에 모바일 매출이 평균보다 30% 가량 높아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홈쇼핑 업체들도 유일한 돌파구로 삼는 게 모바일이다. TV 채널을 기반으로 한 홈쇼핑 업체들은 올해 들어 분기 마다 20~30%씩 영업이익이 꺾였다. 모바일 부문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GS홈쇼핑의 경우 올 3분기 전체 취급액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율이 29.8%로 지난해 같은 기간(22.5%)보다 크게 높아졌다. CJ오쇼핑 또한 모바일 취급고의 비중이 24%까지 늘어났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이란 글로벌 트렌드와 이에 따른 고객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로켓배송·카카오톡 주문…각양각색 생존전략


모바일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은 각기 다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배송 인력인 '쿠팡맨'은 고객이 부재중일 때 배송한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보내주거나 손 편지를 남기기도 하면서 주부 고객층을 파고들었다.


물류, 배송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쿠팡은 현재 14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17년까지 21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언한 투자금액만 1조5000억원이다. 자체 배송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실험도 하고 있다.


투자비용이 부담스러운 업체들은 택배사와 제휴를 택하고 있다. 티몬은 현대로지스틱스와 손잡고 전담 택배기사를 통해 24시간 내 배송을 책임진다. '슈퍼마트' 코너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전담팀이 매주 전수조사를 벌여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한다. 


현대홈쇼핑은 우체국택배와 계약을 맺고 상품배송을 하고 있다. 전국 1만8000여명의 배송기사를 통해 즉각적인 배송과 반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모바일 쇼핑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GS홈쇼핑은 국내 최초로 카카오톡에서 채팅하듯이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동주문전화(ARS)를 이용하면 구매를 완료하는데 3~4분 걸리지만 채팅창 주문은 1분 이내로 가능하다.


CJ오쇼핑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T몰' 국제관에 전용관을 오픈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역직구' 시장까지 공략하는 움직임이다.


모바일 쇼핑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닷컴,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직접 찾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백화점에 들렀다가 다른 제품도 함께 구매하는 파급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진택배의 동서울 택배허브터미널(사진제공=한진택배)


◇"더 빠른 배송·고객까지 만족"…IT가 해답


택배업계에 대한 인식 또한 크게 바뀌고 있다. 그동안 택배산업은 배송 물량이 많을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로 성장해왔다. 많은 물량을 배송하다보니 택배기사의 서비스 질도 그만큼 낮았다. 하지만 서비스를 강조하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택배업계는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해법을 정보통신(IT) 기술에서 찾고 있다. 쇼핑하는 속도가 빨라진만큼 배송 속도도 높이는 동시에 고객 서비스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이 심혈을 기울여 고안한 장비는 '셀프 데스크'다. 사용자가 편의점에서 직접 택배를 접수하고 운송장도 출력할 수 있다. 고객이 일일이 손으로 운송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한진택배는 고객응대 서비스에 IT기술을 접목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URL(Uniform Resource Locator·인터넷 주소) 자동전송 서비스다. 


한진택배는 상담원과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고객에게 URL을 전송한다. URL에 접속한 고객은 상담원과 일대일 문자 상담을 할 수 있다. 한진택배의 스마트박스는 CJ대한통운의 셀프 데스크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손쉽게 택배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한진택배의 동서울 택배허브터미널에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최첨단 설비도 갖춰져 있다. 터미널에 설치된 최첨단 자동분류기는 시간당 4만 박스, 하루 32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업계 최초로 실시간 차량 운송 관제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제공하는 렌터카서비스의 일환이다. 차량을 인도하는 모든 과정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제물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마련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1000여 개 화물에 대한 위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가 특정시간에 방문하는 일반 택배와 달리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접수하는 편의점 택배 물량이 4년 전보다 3.5배 급증했다"며 "결국 더 빠른 택배를 원하는 소비자가 택배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양종곤 기자(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