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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stics

O2O 서비스가 당신의 일자리를 노린다

by Jinny815 2015. 8. 27.

O2O 서비스가 당신의 일자리를 노린다



2015년 상반기에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는 소셜 커머스 쿠팡의 ‘로켓배송’과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다. 이에 따라 물류산업과 관련 직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존의 오픈마켓 서비스 제공자들은 물건의 판매만을 중개하고, 물건 배송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택배회사에 아웃소싱을 했다.


그러나 쿠팡 등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로켓배송, 당일배송 서비스 등을 앞세워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물건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의 효시는 미국의 아마존일 것이다.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해 직접 배송을 기획하고 있으며, 최근 드론 배송에 관한 특허까지 취득했다.


물류를 장악하면 전자상거래도 장악한다

자신들의 고객을 위해 직접 상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쿠팡의 로켓배송은 쿠팡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한 고객에게 자체 배송인력을 통해 무상으로 신속하게 배송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하기 위해 경기·인천·대구 등 전국 주요 거점지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쿠팡맨들이라는 운송기사를 직접 고용했다.


소비자들 역시 자신들이 구입한 물건이 반나절 만에 도착하는 로켓배송 서비스의 속도와 품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입 후 평균 3일 정도의 배송시간이 소요되는 기존 택배업체를 이용한 배송과 구입 후 하루 만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 간 대결의 승자가 누구인지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오프라인 물류를 장악하면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장악하게 된다는 원리를 파악한 쿠팡은 ‘승부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조 1000억 원의 거액을 투자받아 O2O의 절대강자를 꿈꾸고 있다.


이런 변화는 택시업계(여객 운송)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와 SK플래닛의 티맵택시가 변화의 선두주자다. 기존의 콜택시 서비스가 콜센터를 통해 택시기사와 승객을 연결시켜 주고 연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면,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기사와 승객을 연결시켜 주고, 콜비 등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는다. 또 GPS 기능을 통해 택시기사와 승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카카오택시는 파격적인 편리함에 매료된 이용자들과 광고 마케팅에 힘입어 도입된 지 불과 3개월만인 7월 6일 현재 누적 콜 수 500만 건을 넘기고 있다. 확보한 택시기사만 11만 명, 승객회원도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택시 콜센터가 전화 콜센터 운영방식과 스마트폰 앱 방식을 동시에 활용하는 변화를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O2O 사업자들에 의해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사업을 넘어 대리운전, 퀵 서비스 등 다른 운송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사업자 입장에서 더 무서운 것은 이 같은 변화가 O2O 현상, 즉 온라인 사업자의 전통시장에 대한 공습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 서비스가 택시기사와 고객을 다량 확보하고, 결제수단을 카카오페이나 OK캐시백 등 온라인 결제 서비스 내지 마일리지 서비스와 결합하게 되면 관련 시장을 완벽하게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직접 콜센터에 전화해 자신의 위치를 음성으로 알리고, 택시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신용카드나 현금을 꺼내던 장면이 아예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우버(Uber)화’ 되는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주변 지역 고객들에게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것이 전통시장형 서비스 공급자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지역과 상관없이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형 모델이 전통시장형 서비스 공급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티맵택시 등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과 결합해 새로운 사업을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페이가 결합된 상태에서 구글이나 애플의 무인자동차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무인자동차와 카카오택시, 티맵택시와 결합한 온라인 택시회사가 등장하게 돼 전통 택시 시장을 송두리째 흔들게 될 것이다.


현재 O2O 사업자의 물류 서비스는 기업 대 고객(B2C) 물류시장에만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이제는 기업 대 기업(B2B) 물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O2O 사업자가 B2C 물류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부터 재래시장, 동네 슈퍼마켓에 이르는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설 곳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또 O2O 사업자가 B2B 물류시장에까지 진출하게 되면, 결국 자금력을 확보한 회사가 그렇지 못한 회사를 흡수·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센터 쇠퇴, 택배업도 드론이 위협

O2O 사업 영역의 확장으로 관련 직업군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콜택시 서비스의 콜센터 업무 영역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무인자동차 기술이 상용화되면 직업 운전사들이 갈 곳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자동차보험은 운전자 보험형에서 제조자 보험형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보험산업에도 충격파를 던지게 되고 보험설계사 들의 생업이 위협을 받게 된다.


택시 등 여객운수사업과 달리 화물운수사업 영역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처럼 보인다. 온라인 사업자가 로켓배송, 일일배송을 직접 담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배송기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사업자의 자체 배송을 위한 운전사 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의 전통적 운송업체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무인자동차를 이용한 배송이나 드론 등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이 상용화된다면, 물류사업의 직업구조는 큰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아이폰으로부터 시작된 모바일 혁명은 산업과 직업구조의 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산업의 융합과 운송무인화 시대가 초래하는 직업군의 변화 현상을 직시하면서 직업 안정과 산업 발전의 조화를 꾀하는 미래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글 구태언 /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8월호 기사입니다. 포장기술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테크M 편집부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