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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야기

'동서식품' 잡자, 롯데·네슬레 손 잡았지만…

by Jinny815 2015. 7. 23.

'동서식품' 잡자, 롯데·네슬레 손 잡았지만…




한국 커피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 예상됐던 롯데와 네슬레의 합작 전략이 지금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와 관련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네슬레와 한국 최고의 유통망을 가진 롯데가 손을 잡은 만큼 커피믹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과는 합작 전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 AC닐슨코리아 제공 / 표=박종규


시장조사전문기간인 AC닐슨코리아가 21일 밝힌 자료를 보면 올들어 5월까지 롯데네슬레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5.04%로 2013년과 2014년 시장 점유율보다 각각 1.4%포인트, 0.8% 포인트 오른 데 그쳤다.


롯데그룹의 종합식품계열사인 롯데푸드는 2014년 1월 말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와 지분 50%씩을 투자해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했다. 롯데푸드는 합작사 설립을 위해 총 500억원을 출자했으며 300억원은 자체 보유 현금으로, 나머지 200억원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충당했다. 두 회사는 기업결합신고 등 제반 법적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같은 해 5월 롯데네슬레코리아 출범식을 가졌다. 롯데네슬레는 지난해 네슬레에 향후 30년간 기술도입료의 50%에 해당하는 408억원을 선급하고 이를 선급비용 및 장기선급금으로 계상했을 정도로 사업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식품과 네슬레가 동서식품이 장악한 한국 커피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손을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했지만 아직 시장에서의 동서식품에 밀려 성과가 미미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2014년 10월부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롯데칠성의 커피믹스 사업을 롯데네슬레코리아로 일원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원래 롯데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간 경쟁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에서 각각 만들어 경쟁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커피믹스 사업을 일원화한 것은 그만큼 커피믹스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네슬레가 손잡고 국내 커피믹스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시장 시장점유율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81%대에서 2015년 5월 84.6%로 오히려 높아졌다. 반면 2위업체인 남양유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12.5%, 12.0%에서 2015년 5월에는 9.2%로 내려앉았다. 이는 롯데네슬레코리아가 동서식품과 경쟁한 것이 아니라 같은 후발주자인 남양유업과 경쟁한 결과로 보인다. 동서식품을 잡기위한 롯데와 네슬레의 합작이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커피믹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 동서식품를 견제하기 위해 롯데가 네슬레와 의기를 투합해 합작법인을 세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동서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현재 시장구도를 깨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입력 : 2015.07.21 14:46 | 수정 : 2015.07.21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