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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area/Retail(유통)

주인 없는 거물 “물류 흔들다”

by Jinny815 2015. 6. 24.

주인 없는 거물 “물류 흔들다”

물류업계 인수전쟁



물류업계 판도가 흔들릴 태세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대우로지스틱스ㆍ동부익스프레스 등 대형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에는 기존 물류회사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물류회사를 원했던 다양한 업종의 기업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계를 새롭게 바꿀 인수전쟁이 시작됐다.

 

▲ 굵직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물류업계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물류시장은 현재 침체기다. 무엇보다 무역량 회복 속도가 지연돼 물류운송 규모가 줄어들었다. 미국의 출구 전략이 대對신흥국 투자축소를 유발해 성장동력이 약해진 것도 이유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송단가마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물류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성과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실적이 좋았다(25.6%)’는 기업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다(32.7%)’는 기업이 많았다. 그럼에도 인수ㆍ합병(M&A) 시장은 물류기업을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확보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유는 물류업계의 사업 특성에 있다. 물류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 거래 네트워크만 확보하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업의 업종 역시 다양하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류사업은 철저한 네트워크 사업”이라며 “때문에 신규로 새로운 지역에 진입해 고객군을 확보하는 것보다 인프라와 고객망을 갖춘 물류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매물로 나온 두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M&A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올해 2월 시장에 나온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6055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3년 4330억원보다 40%가량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이다. 2013년 영업이익은 32억원에 그쳤지만 1년 사이에 5.8배로 늘어났다. 이는 대우로지스틱스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해운ㆍ물류 부문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결과다. 2013년 매출 2097억원, 영업손실 47억원을 기록했던 해운 부문은 2014년 매출 3493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해운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선방한 성적이다. 물류 부문의 매출 역시 2212억원에서 250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04억원에서 21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4월 매물로 나온 동부익스프레스도 그룹에서 분리되는 어려움 속에서 실적을 꾸준히 올렸다. 계열분리 직후인 2012년 매출 8088억원, 영업이익 399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8151억원, 영업이익 464억7800만원으로 늘어났다. 분리 당시 2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5.2%까지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높은 자회사 동부인천항만의 실적개선이 한몫했다. 동부인천항만은 지난해 매출액 412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 나온 두 매물은 실적뿐만 아니라 나름대로의 장점도 갖고 있다. 대우익스프레스는 해외 네트워크가 강하다. 일본ㆍ중국ㆍ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 등 10여개 국가에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현재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곳이 CJ대한통운이다.


실적 개선된 대형 매물들 



   CJ대한통운은 2013년 대한통운 인수 당시 ‘2020년 매출 25조원, 글로벌 5위권 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밝혔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1812억원, 영업이익 476억2700만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7%, 72.2%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해외 기업 인수에는 애를 먹었다. 2013년 중국 물류기업 스마트카고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같은 해 5조원 규모의 미국 물류회사 UTI월드와이드 인수는 포기했다. 올해 초 야심차게 추진했던 2조원 규모의 싱가포르 물류업체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는 일본 기업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우로지스틱스는 기업 국적만 한국일 뿐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사실상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아직 실사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로지스틱스가 ‘포스코’라는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벌크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우로지스틱스는 포스코의 철강 해상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와 장기 운송 계약이 체결된 선박 수만 54척. 지난해 하반기에는 포스코와 US Gulf향과 동유럽향 철재 장기운송계약과 서남아향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물류부문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볼리비아 현장, 한화건설 알제리 현장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대우로지스틱스 인수 예비입찰에는 CJ대한통운 외에도 한국타이어, 동원그룹, 삼라마이더스(SM),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 KTB PE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여기에 외국 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추정하는 대우로지스틱스의 적정 인수가격은 2000억~3000억원 수준. 인수 메리트가 높음에도 그다지 높은 금액은 아니란 점 역시 인수흥행의 불을 지피는 요소다.

동부익스프레스의 강점은 외부요인에 있다. 이 회사가 사실상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종합물류기업이기 때문이다. 한 M&A 전문가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단박에 업계 3위의 물류업체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역시 실적이 좋아 많은 기업이 탐을 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영역 파괴된 물류 M&A 


동부익스프레스는 육상물류ㆍ해상물류ㆍ고속버스(동부고속)ㆍ렌터카(동부렌터카)ㆍ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관심을 보이는 사업부는 인천항만과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여객사업부(동부고속, 렌터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현재 인천항만 지분 100%와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후보로는 신성장 동력으로 물류사업 진출을 노리는 한국타이어가 꼽히고 있다. 농협, SK네트웍스, 현대글로비스, 신세계 등이 잠재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양창호 인천대(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아마존과 구글이 물류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켰듯이 물류산업은 갈수록 영역간 장벽이 파괴되고 있다”며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 역시 다양한 기업군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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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