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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클라우드

클라우드 시대, 유닉스 플랫폼의 미래

by Jinny815 2015. 6. 19.

클라우드 시대, 유닉스 플랫폼의 미래


메인프레임에 이어 서버 시장에서 한시대를 풍미한 유닉스 플랫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대세는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 서버라는 것이다. 클라우드의 부상으로 x86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는 양상이다. 클라우드 열풍앞에서 유닉스는 메인프레임과 함께 한물간 플랫폼 이미지를 진하게 풍긴다.

그러나 메인프레임과 마찬가지로 유닉스도 진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들은 계속 쏟아진다. 큰폭의 성장은 아닐지도 유닉스가 서버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지분은 계속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라클 솔라리스와 스팍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유닉스 사업을 펼치는 후지쯔도 클라우드 시대, 유닉스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후지쯔는 지난해 홈그라운드인 일본에서 IBM을 제치고 유닉스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한국서도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잡았다. 한국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 30% 확보라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걸었다. 후지쯔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후지쯔 본사의 마지마 사카에 M10 제품총괄 책임자를 만나, 유닉스 서버 시장 트렌드 및 향후 전략 그리고 한국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 물었다.

후지쯔는 메인프레임, 유닉스, x86 서버를 모두 판매한다. 유닉스 사업은 오라클과의 전략적 제휴 결과물이다. M10은 오라클 솔라리스 및 스팍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후지쯔가 자체 기술을 버무려 만든 브랜드다. 후지쯔 유닉스 제품을 상징한다.

후지쯔 본사 마지마 사카에 M10 사업 총괄 책임자 후지쯔 본사 마지마 사카에 M10 사업 총괄 책임자

마지마 사카에 책임자는 서버 시장에서 x86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클라우드 역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대세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후지쯔 그룹 차원에서도 클라우드에 엄청난 물량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수렴할 수 없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와 거리를 두는 기업도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지마 책임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특히 그렇다"면서 "후지쯔는 클라우드와 내부에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쓰는 고객 모두를 지원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후지쯔 본사 마지마 사카에 M10 사업 총괄 책임자


마지마 사카에 책임자에 따르면 x86서버의 확산과 클라우드의 부상에도 유닉스 서버 시장 규모는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지쯔만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단다. 안정성과 최적화 측면에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유닉스가 먹혀들 공간이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솔라리스에 더해 DB까지 최적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치가 생겼다"면서 "M10의 경우 하드웨어에 핵심 SW기술을 내장시킨 소프트웨어 온 칩(SWoC)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화를 정교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후지쯔는 중장기적으로 유닉스 개발에 상당한 물량을 투입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마지마 책임자는 2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하나는 소프트웨어온 칩이다. SW기술을 하드웨어에 내장시키는 소프트웨어온칩 기술은 시스템의 안정성과 성능 강화로 이어진다. 사물인터넷(IoT)도 전략적 요충지다.

마지마 책임자는 "IoT로 인해 데이터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서버단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흡수해 DB에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보안을 하드웨어에 칩으로 넣는 것 등은 M10만이 제공하는 기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라우드 환경을 흡수하는 것도 유닉스 전략의 하나다. 후지쯔는 클라우드는 x86을 위한 땅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지쯔는 오라클과의 협력아래 클라우드와 유닉스의 융합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M10에서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언급했듯 후지쯔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도 대담한 목표를 세웠다. IBM과 HP를 상대로 일대일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진하게 읽힌다. 마지마 책임자는 "한국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유닉스를 선호하는 안정적인 층이 있다"면서 "이들 고객층에 M10이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HP, IBM을 고객들에게 맞춤형 제안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가격 측면에서도 유닉스 서버가 x86보다 무조건 비싸다는 것은 고정관념일 수 있다는 것이 마지마 책임자의 주장이다. 서버 가격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유닉스가 비용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는 것. 그는 M10이 제공하는 코어 액티베이션 기술도 비용 절감형 기술이라고 치켜세웠다. 코어액티베이션은 코어 하나 하나를 필요할때 마다 활성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사용한 코어에 대해서만 돈을 내면 된다. 더 필요하면 나중에 늘려 쓰면 된다. 이건 x86서버에는 없는 기능이다. 마지마 책임자는 "오라클 DB 쓰는 경우라면 후지쯔 M10가 인텔 서버에 비해 오히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마 책임자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유닉스 시장에서 경쟁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의 눈에 비친 IBM 유닉스 사업은 로드맵이 불확실해 보인다. 적극적으로 비전을 강조하는 메인프레임과 달리 파워 플랫폼에 대한 메시지는 애매하다는 것이다. IBM은 x86서버 사업을 지난해 중국 업체인 레노버에 매각한 이후 파워 프로세서와 리눅스 조합을 강조해왔다. 마지마 책임자는 이와 관련해 "리눅스은 시스템을 저렴하게 쓰도록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며 "x86이 있는 상황에서 파워칩에 리눅스가 올라가면 비용 절감 효과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황치규 기자 / https://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50612112515&lo=zv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