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dustry area/Retail(유통)

"말로하는 쇼핑으로 롯데 저력 입증할것"

by Jinny815 2019. 4. 8.

김경호 롯데e커머스 대표

AI연구 인력 연내 100명까지
전국 1만개 매장서 고객몰이
신규회원가입도 33% 급증
온라인 유통서도 이익낼것

 

"1일 오픈한 애플리케이션(앱)은 흩어져 있던 계열사들이 손을 맞잡은 단계일 뿐입니다. 다음달 이후 업그레이드된 검색·추천 기능, 하반기 본격적인 음성 기반 커머스를 선보이고 내년 3월 결제와 고객서비스까지 완전히 하나로 통합되는 롯데원 앱이 나오면 고객들도 쇼핑 서비스의 완결성 측면에서 큰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겁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 1위 롯데쇼핑이 지난 1일 유통 계열사 7개에 통합 로그인 서비스 `롯데온`을 개시하며 디지털 전략을 드러냈다. 단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7개 유통 계열사 제품을 한꺼번에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김경호 대표 EC사업본부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김경호 롯데e커머스 대표(52)는 "지난해 8월 각 사업부 정보기술(IT) 전문인력들이 통합돼 출발하자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빠른 시간(4개월)에 통합 로그인 서비스도 가능해졌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계열사 대표들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갈급함이 강한 터라 속도가 붙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롯데맨이자 1세대 IT맨이라는 이중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미래의 유통 대전에 참전하고 있는 주역이다. 

그는 롯데그룹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에 입사해 1996년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롯데그룹 디지털 전환의 선두 주자다. 

초반 성과도 좋다. 반값 행사가 없던 2~6일 개별 방문객은 전년 일평균 대비 58.5%, 거래액은 40.1%, 신규 회원 가입은 33.2%나 늘었다. 통합 로그인을 통해 다른 롯데 계열사 몰로 이동한 방문자도 6만명이 넘었다. 8~19일 대대적인 반값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 실적은 더 뛸 전망이다. 김 대표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 회원(엘포인트)만 3800만명에 이르고, 전국의 1만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백화점·마트·슈퍼·하이마트)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고객과 만나며, 판매 제품 중 90% 이상을 직매입하는 롯데그룹의 바잉파워가 온라인 영역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이번 통합 로그인 캠페인도 오프라인 매장 점원들이 적극 알리면서 신규 고객의 70%가량이 오프라인 경로로 유입된 것이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그는 롯데그룹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계한 O4O 서비스,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 지역 거점을 활용한 맞춤형 배송 서비스 등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드러냈다. 

실제 이번에 통합된 롯데 유통사 7개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만 6조2000억원이고 이익도 1000억원 남겼다.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는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롯데는 일찍이 2002년 롯데캐슬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고 통합 아이디 작업을 진행해 70만명이던 회원을 200만명으로 불린 경험도 있다. 이런 역사가 쌓여 통합 앱 작업도 수월했던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오프라인 유통과 다른 전략도 필요하다"며 "직매입 상품을 오프라인 유통과 다른 구성으로 준비하고, 개방과 경쟁에 대응하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후에도 온라인 소비자들은 상품 구색, 가격 경쟁력, 빠른 배송 이 세 가지를 변함없이 요구할 것이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의견에 동의하고 롯데 전략도 이 점을 놓칠 수는 없다"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롯데e커머스는 지난해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구개발(R&D) 등 디지털 전환 관련 인력들을 통합하고 ICT, 사용자경험(UX), AI, 물류·사업기획 경력직을 대거 채용한 데 이어 올해 초 그룹 본사가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해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이곳 직원들은 여느 스타트업처럼 젊고 복장도 자유로울 뿐 아니라 자율좌석제로 근무한다. 

김 대표는 "새로 통합된 직원들이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고, 내부 운영조직도 애자일(agile·민첩하고 기민하다는 의미의 조직구조로 작은 단위 과제를 실행하고 검증하며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장점) 방식으로 재편해 현재 검색과 AI, 개인화, 추천 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신속 대응할 수 있게 바꿨다"며 "통합 로그인 개발 단계에서 작은 조직 18개가 움직였다면 내년에는 32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플랫폼, AI 비즈니스, 데이터인텔리전스 분야를 연구하는 AI연구소(COE) 전문인력만 현재 60명 수준에서 연내 100명까지 늘려서 국내 최고 수준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5월에 AI 기반의 추천 플랫폼 `샬롯`을 업그레이드해 적용하고, 올해 하반기께 차별화된 AI 스피커 출시로 음성 기반 검색·추천 기능을 강화하며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2023년 1위 e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5년간 3조원 투자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그는 "5G, 클라우드 등 IT 인프라스트럭처와 관련된 투자는 롯데정보통신이 담당하고 롯데e커머스는 e커머스 플랫폼 구축, 물류 서비스 구현을 위한 물류 시스템과 물류 인프라 투자, AI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 사업 추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유료 회원제 등 고객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투자로 나눠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