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dustry area/IT Service

가상화폐 뜨면서 각광, 금융·물류 등으로 확산

by Jinny815 2017. 6. 12.

가상화폐 뜨면서 각광, 금융·물류 등으로 확산

삼성 SDS·LG CNS·SK C&C 국내 SI 3사, 韓시장선점 본격 경쟁

임성현 기자입력 : 2017.06.12 04:01:11



■ 제2 인터넷혁명 성큼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폭등하고 있다. 하루에만 수백 달러가 오르내릴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심해 실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연초 997달러였던 1비트코인당 가격은 현재 3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반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비트코인은 동전이나 지폐와 달리 실물이 없는 가상화폐지만 실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송금도 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을 돈처럼 받는 가맹점은 전 세계에 8000여 곳, 국내에도 50여 곳에 이른다. 전 세계 800여 종의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 거래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더리움이란 가상화폐도 각광받고 있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거래 승인 시간도 비트코인보다 빨라 비트코인을 위협하는 가상화폐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가 실물화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거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총아로 평가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1991년 미국 벨코어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된 블록체인은 디지털 공공거래장부로 불린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거래 정보 덩어리인 '블록(block)'이 만들어지고 거래내역을 모든 참여자가 승인하면 각각 장부에 분산, 저장되면서 블록이 '사슬(chain)'처럼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모으던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될 때마다 모든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보관하기 때문에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상 모든 컴퓨터에 정보가 동시 저장되므로 수많은 복사본 장부가 생겨나는 식이다. 극강의 보안성과 함께 거래를 매개하고 기록을 담는 공인인증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해진다. 현재 금융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은 물류, 의료, 스마트시티 등 전방위로 확산되며 4차 산업혁명 '금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블루오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 분야에 전면 도입될 경우 2~3일 걸리던 국제송금 시 승인 절차가 실시간 거래로 바뀌는 획기적 변화도 기대된다. 


현재 바클레이스,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는 컨소시엄을 맺고 블록체인 표준을 만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월마트는 IBM과 함께 블록체인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유통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납품된 돼지고기가 어디서 키워졌고, 어떤 경로로 매장에 들어왔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는 블록체인을 선박 물류 시스템에 도입했다. 선박을 발주하는 순간부터 고객사는 물론 항만·세관 등도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물류 시스템의 혁명적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구글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는 의료 서비스와 블록체인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개인의 의료 정보를 블록으로 저장해 병원은 물론 보험사들도 환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블록체인 투자도 활발하다. 인구 120만명의 소국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3월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망을 깔아 주민들의 건강기록·금융기록 등을 통한 주민관리와 전자선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국가의 수출입 절차 전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 완샹그룹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 건설에 향후 7년간 33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정도다. 이처럼 블록체인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다보스포럼은 2027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급성장해 2022년이면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삼성SDS, LG CNS, SK C&C 등 시스템통합(SI) 3사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은행연합회 블록체인 시범사업 입찰이 그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 고객 본인 확인은 각 은행 서버에 보관된 공인인증서 본인확인용 확인키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 시범사업은 이를 블록체인으로 분산 보관토록 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공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SDS는 넥스레저 기반의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실시간 대량 거래 처리, 자동 안전 거래, 관리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삼성SDS는 이 같은 시스템을 물류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1일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현대상선, 한국IBM 등과 함께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다음달부터 블록체인을 수출입 물동량 관리에 적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SDS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생산·가공·보관·운송 이력을 참여사들 모두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원산지 조작이나 제조 기간 변경, 허위 광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지난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 SK C&C의 물류 서비스는 선하증권과 신용장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이란 것을 보장하고 유통하는 구조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와 관리 정보가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협약을 맺고 R3가 만든 금융 특화 플랫폼 코다(CORDA)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법적 기반은 아직 미비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 사고가 날 경우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블록체인 거래는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전자금융업자에 해당할 수 있어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을 떠안을 수 있다. 




[임성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