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조선 ERP `예고된 독식

SAP가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삼호중공업에까지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을 공급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의 ERP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3월부터 프로세스혁신(P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SAP ERP 제품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현대삼호중공업의 PI는 SK C&C와 현대비에스엔씨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PI프로젝트 계약 후 SAP 제품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현대삼호중공업까지 SAP ERP 제품 도입을 결정하게 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구축하는 ERP는 모두 SAP 제품으로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SAP ERP 바람은 2003년 대우조선해양이 SAP 제품을 도입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됐었던 일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프로젝트는 4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라 업계 관심이 쏠렸기도 했지만,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ERP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SAP는 당시 조선업계 최초로 ERP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를 베스트레퍼런스로 삼아 활발한 마케팅에 나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까지 국내 주요 조선업계에 ERP 제품을 연이어 공급했다.

삼성중공업은 1500억원 규모의 1차 ERP 도입사업에 이어 600억원 규모의 2차 사업에도 SAP 제품을 도입했으며 이 달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부에서 1차적으로 SAP ERP를 도입했으며, 현재 엔진사업부에서 SAP 제품 도입을 위해 액센츄어가 기본 계획을 설계 중에 있다. 연이어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부에서도 ERP를 도입할 전망이지만 이 역시 SAP 제품으로 도입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업계 ERP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SAP 제품이 대우조선, 삼성, 현대 등 조선업계에 연이어 구축되면서 SAP ERP 제품 외에는 조선사들도 관심이 없다"며 "이들 조선업계가 연이어 발주하는 사업들도 SAP 제품으로 다 도입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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