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고, AI·로봇이 초당 50건씩 배송처리


[4차 산업혁명… 이미 현실이 된 미래] [1] 美 듀폰트市 아마존 물류센터 르포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각축… 獨 '인더스트리 4.0', 中·日 규제철폐 경쟁




인공지능이 로봇 1000대에 지시… 2000만종 중 주문상품 찾아 출고

주문 후 트럭 실을 때까지 30분… 기존 유통업체의 4분의 1 수준

열기구형 공중 창고 만들어 드론으로 배달하는 기술 개발중


지난 5월 9일(현지 시각) 오전 10시 미국 시애틀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아마존 듀폰트시(市) 창고'. 축구장 46개 크기(37만2300㎡)로 북미 최대 규모의 이 물류 창고에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이 모두 집약돼 있다. 아마존이 이 창고를 한국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고 안에서는 '아마존로봇(AR)' 1000여대가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대형 로봇 청소기처럼 생긴 아마존로봇은 2000만 종의 물품이 쌓인 복잡한 재고 더미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정확하게 찾아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았다. 창고 안에 이어진 컨베이어 벨트의 길이는 무려 9㎞에 달하고 롤러코스터처럼 복잡한 경로로 움직였다. 마치 고가도로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이 창고 안의 로봇들은 아마존 서버(대형 컴퓨터)에 있는 인공지능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아마존의 인공지능은 홈페이지와 창고 내의 모든 것을 파악해 로봇을 조종한다.



'로보스토'가 2층에 짐 올리면… '아마존로봇'이 지정 위치에 배달 - 5월 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 아마존 듀폰트 물류센터. 무게 6t까지 한꺼번에 들어 올리는 노란색 기중기 로봇 '로보스토'가 물류 창고로 들어오는 각종 제품을 1층에서 2층 재고 구역으로 옮기고 있다(위 사진). 오렌지색 '아마존로봇(AR)'(아래 사진)은 2층에 도열해 있다가 로보스토로부터 짐을 받아 지정된 선반 위치로 상품을 옮긴다. 축구장 46개 크기의 물류센터에는 로봇 1000여대가 있다. /듀폰트(미국)=양지혜 기자


이곳에서 출고되는 상품은 초당 50건, 하루 300만개에 이른다. 고객이 아마존 쇼핑몰에서 상품을 결제하는 순간부터 이 창고에서 트럭에 물품이 실려 배송 준비가 끝나기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일반적인 유통 대기업의 4분의 1 수준이다. 아마존로봇 한 대가 사람 4명분의 일을 할 수 있다. 직원 1000여 명이 이곳에서 하는 일은 포장 직전에 물품을 확인하는 것뿐이다.


애슐리 로빈슨 아마존 매니저는 "이곳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아마존의 8세대 창고"라며 "하지만 9세대나 10세대는 창고 형태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물품을 싣고 떠다니는 거대한 열기구형 공중 창고 '항공수송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가까운 공중 창고에서 드론(무인기)이 상품을 집까지 배송한다는 것이다.


23년 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온라인 유통, 클라우드컴퓨팅(서버 임대 서비스)에 이어 오프라인 식료품 판매에 뛰어들면서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전 세계 5억명의 고객들에게서 모은 방대한 데이터를 AI(인공지능)로 분석해 경쟁자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아마존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이라며 "아마존같이 매출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 연간 15% 이상 성장하는 것은 산업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극찬했지만, 아마존에 형편없이 밀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는 '아마존 포비아(공포증)'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인공지능·로봇·빅데이터·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의 공습이 시작됐다.


일본에는 인공지능 안내 로봇 '페퍼'가 1만 대 넘게 보급됐고 스위스 로봇 업체 ABB는 프로그래밍 없이 사람의 동작을 눈으로 보고 배우는 만능 양팔 로봇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애리조나의 한 연구소에는 미래에 부활을 꿈꾸는 사람 190여 명이 냉동돼 있고 미국·중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겠다며 유전자 연구에 나섰다. 각국 정부도 4차 산업혁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은 2011년부터 정부 주도의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4차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규제 철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만 있을 뿐 아직까지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4차 산업 시대에는 선도 기업의 독점력이 지난 20년간의 IT(정보기술) 시대 때보다 훨씬 강화될 것"이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온·오프라인 간의 경계도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4/2017072400325.html

[강소기업이 미래다]퀵서비스과 택배 사이 틈새시장서 ‘물류혁명’

김창수 원더스 대표 인터뷰



서울 전 지역 5000원ㆍ3시간 내

‘단일가+빠른 배송’ 파격 서비스

하루 배송량 2000건 초기의 50배

물량은 핵심 거점으로 모은 뒤

권역거점센터로 이동시키는

‘허브앤스포크’ 방식 효과 톡톡


김창수 원더스 대표가 14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당일 배송에 특화된 자사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원더스는 서울 전 지역에서 거리와 상관없이 5,000원에 배송해 주는 차별화된 퀵서비스로 주목 받고 있다. 배우한 기자

“왜 우린 비싼 돈 들여 퀵서비스를 이용하고 알뜰한 택배는 이틀이나 기다려야 하죠?” 대부분의 성공적인 창업 스토리가 남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되듯, 김창수(47) 원더스 대표의 창업은 이 질문으로 시작됐다.


원더스는 빠른 시간 안에 물건을 전달 받는 대신 서울 지역 안에서도 1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퀵서비스와 저렴하긴 하지만 최소 1박2일이 소요되는 택배 사이의 공백을 절묘하게 메우는 서비스다. 택배의 강점인 저렴한 ‘단일가’와 퀵서비스의 강점인 ‘빠른 배송’을 가져와 ‘서울 전 지역 거리 상관없이 5,000원, 3시간 내 배송’이란 파격 서비스로 이륜차 배송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자리잡은 원더스 용산센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1톤 탑차 10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가리키며 “이 곳이 원더스 물류서비스의 핵심 거점인 중앙물류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더스의 5,000원 단일가 당일 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허브앤스포크’ 방식을 서울 지역에 특화했기 때문이다. 허브앤스포크는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배송 물량을 중심이 되는 거점(허브)으로 모두 모은 뒤 목적지 별로 분류해 도착 지점(스포크)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항공 특급 배송 업체 페덱스가 글로벌 서비스에 처음 도입했고, 택배 업체들이 전국 서비스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원더스는 강남 을지로 마포 구로 성수 등 서울 5개 권역거점센터(스포크)를 구축하고 용산에 중앙물류센터(허브)를 마련했다. 권역별 물량들이 모두 용산에 모였다가 다시 배송지역에 해당하는 권역거점센터로 출발한다. 기존 퀵서비스는 배송 기사가 물량 수거부터 배송까지 혼자 전 과정을 모두 수행해야 하지만, 원더스 시스템은 소비자로부터 허브까지 이르는 수거 과정과 허브에서 스포크를 거쳐 소비자로 이어지는 배달 과정이 나눠져 있어 효율성이 높다.


김 대표는 “퀵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실시했을 때 ‘오늘 안에만 도착해도 된다’는 답변이 30%에 달했다”며 “퀵서비스만큼 빠른 배송이 아니어도 저렴한 단일가 서비스를 원하는 틈새시장이 분명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예상대로 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40건에 그쳤던 원더스의 하루 평균 배송량은 최근 2,000건으로 50배나 늘었다. 올해 1~6월 누적 배송 건수만 이미 10만건을 돌파했다.


현재 원더스는 퀵서비스로 부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팽창할 수 있었던 것은 허브앤스포크 방식을 기반으로 전국 2,500원 단일가로 제공되는 택배 서비스가 동반됐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택배업체들은 전국 물량을 소화해야 해 허브 역할을 하는 물류센터가 주로 대전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 상품은 택배 업체를 통해 허브까지 가는 데 하루 걸리고 다시 택배 기사가 집까지 갖다 주는 데 하루가 걸려 고객은 이틀을 기다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여성 패션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판매 업체의 70%가 서울에 있고 배송 받는 고객의 50%도 서울에 있다”며 “전체 물량의 50%는 굳이 먼 거리에 있는 허브에 들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는 물량은 원더스가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더스는 서울 지역 전용 당일배송 서비스를 정립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비롯, 주요 오픈마켓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원클릭’ 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원더스가 개발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버튼. 원더스 제공


원더스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게 아마존의 원클릭 배송주문 ‘아마존대시 버튼’과 같은 IoT 시스템 개발이다. 회사 책상 등에 붙여 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미리 저장된 회사 주소로 퀵 기사가 찾아오도록 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배송 기사들의 위치정보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최적의 배송 경로를 추출하는 시스템도 탑재할 예정이다. 원더스는 80명에 달하는 배송 기사를 전속 직원으로 고용하고 종합건강검진도 제공하는 등 직원 복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 시작 때 기사 직원 월급으로 270만원을 지급했는데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열악한 환경 때문에 가불해 가는 배송 기사들이 적지 않았다”며 “근무 환경을 끌어올려 저하됐던 배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더스의 최종 목표는 ‘당일배송몰’로 거듭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마존은 커머스(전자상거래) 회사인데 로지스틱스(물류)를 더한 모델”이라며 “아직까지 로지스틱스를 기반으로 커머스에 나선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시스템을 확대한 뒤 배송에 특화된 상품에 집중하는 온라인 몰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원문 : http://www.hankookilbo.com/v/e4169fca000d4393b06d09c14b24c4b4



인터뷰/장현철 하누리티엔 대표이사

    

 장현철 하누리티엔 대표이사는 물류IT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경영인 중 하나다. 이유는 명확하다. 더 이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관제 솔루션 시장에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3명으로 시작했던 회사는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력 규모를 10배 이상 키웠고, 깔끔하고 넓은 사무실과 수많은 장비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하누리티엔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IoT와 M2M기술을 더해 솔루션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극복해냈고, 독자적인 엔진을 개발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도 갖췄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지만, 임직원들의 역량만으로 지금의 토양을 일구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장현철 대표는 하누리티엔을 글로벌 IT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마음에 담고 있다.


   

 

△장현철 하누리티엔 대표이사의 첫 직장은 골재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그곳에서 IT업계를 거쳐 물류IT 분야로 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사진=이경성 기자/스튜디오모노픽).

 

 서비스 플랫폼에서 영감을 얻다

장현철 대표이사의 첫 번째 직장은 골재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골재는 생산 못지않게 중장비를 잘 다루고 제품을 빠르게 현장을 보내는 일이 중요한데, 차량과 물류를 관리하는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IMF 후유증으로 회사가 주춤하면서 다른 길을 찾던 중에 지인이 설립한 IT회사의 요청으로 경영지원 업무를 맡았다. 평소 IT에 관심이 많았지만, 업계에 들어오니 생소한 것들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해결책으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경영지원 체계를 만든 뒤 다른 업무를 맡아야 하는 시점이었다.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 등이 있었는데 나는 영업을 골랐다. IT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업계를 돌아다니면 빨리 적응할 수 있고 트렌드를 더 많이 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그는 다른 IT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서비스 플랫폼이나 보안솔루션을 개발하고, 해외 제품을 보급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장 대표는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지켜보고 경험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는데, 후에 창업을 결심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밑거름이 됐다.


“1세대 IT기업들은 기능을 구현해 서비스로 만들 수 있으면 여기 저기서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솔루션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솔루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플랫폼 개발은 필수적이었다. 그걸 지켜보면서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했던 창업 초기, 이를 악물다

장현철 대표가 창업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은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는데 굳이 모험할 필요가 있냐며 만류했다. 그는 주위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다. IT시장은 침체에 빠졌지만 새롭게 재편될 것이며,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더 큰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준비 과정을 거쳐 2006년 하누리티엔을 창업했다. 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그동안 쌓은 인맥과 경험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좋을 때와 나쁠 때가 반복되면서 기술력은 축적되지 않았고 재정은 불안했다. 시간은 얼마 흐르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직원들을 내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장현철 대표는 ‘얼마 되지 않은 돈을 다 날리고 이를 악물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사무실에는 영업관리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업기획자, 업무관리자가 전부였다. 장 대표는 회사문을 닫는 것 대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궁리를 했다.


텔레매틱스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화물차에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법이 바뀐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디지털운행기록계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고, 관제 솔루션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하누리티엔은 디지털운행기록계와 연동되는 차량 관제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작은 프로젝트를 수주해 급여와 개발비, 운영자금을 해결했고 현장을 돌며 제품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차량 관제는 그와 회사 사람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였다.


2012년 하누리티엔은 H 제과업체의 차량관제 시스템을 수주했다. M2M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은 디지털운행기록계를 통해 화물차의 운행 기록이나 위치추적은 물론 급제동이나 과속, 공회전 등 연비와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관제는 물론 유류비와 탄소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는, 당시로서는 보기드문 녹색물류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누리티엔이 H 제과에 제공한 차량관제 시스템은 녹색물류시스템의 역할도 수행했다. 당시 규모가 큰 기업을 대상으로 녹색물류시스템을 구현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하누리티엔의 기술력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사진=이경성 기자/스튜디오모노픽).


 

 의사결정은 직원 동의 구하는 ‘절차’

탄력을 받은 하누리티엔은 빠르게 성장했다. 위기에 몰렸던 작은 벤처기업은 36명의 임직원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변했고 일반 육상운송부터 3PL, 신선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는 고객들이 하누리티엔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의 성장을 이끈 것은 ‘조직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술력이 탁월하다고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서비스를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려고 매달리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현철 대표는 회사의 운영을 관리하고, 업계나 고객사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서비스 기획자와 연구개발 부서에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각 부서 담당자들이 현안들을 직접 결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담당자들에 대한 신뢰도 깔려있다. 다만 회사 운영에 중대한 의사결정은 주요 담당자들과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


“의사결정은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다. 최종 결정은 내 몫이지만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은 담당자들의 이해와 동기를 부여하고,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낸다.”


최근 IT업계의 화두는 철야와 과로가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었던 근무환경의 개선이다. 하누리티엔도 초창기에는 업무 강도가 강했지만 지금은 야근과 주말 근무를 지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급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일과 시간에 업무를 마치는 것을 중시하는 편이다. 매주 금요일은 가정의 날이라고 부르는데, 금요일에는 고객이나 영업처 담당자와 저녁 약속 대신 집에 일찍 귀가하도록 독려한다. 일년에 한 번 있는 회식은 송년회, 부서별 회식도 거의 없다. 대신 사무실은 의사소통이 자유롭도록 오픈형으로 꾸몄다. 파티션은 낮고 회의실 등을 제외하면 벽을 찾아볼 수 없다.


   

 △하누리티엔은 회사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업부문별 담당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는 빠른 업무추진을 돕는 것은 물론 담당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효과로 이어졌다(사진=이경성 기자/스튜디오모노픽).


 

 마라톤처럼 결승선까지 페이스 잃지 말아야

장현철 대표는 경영을 마라톤에 비유했다. 만만해보였던 달리기는 100m도 채우지 못할만큼 힘든 일이었지만, 매일 걷다 뛰다를 반복했고 동호회에 가입해 달리는 법을 배웠다. 그는 9개월 뒤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도 나갔다.


“위기에 처하더라도 마라톤처럼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해냈다는 감격을 느끼기 위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숨이 차더라도 결승선을 바라보며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 대표는 직원들에게 ‘문제인식’을 강조한다. 끊임없이 고객 입장에서 문제점을 생각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IT기업으로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서비스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곤 한다. 흔히 신속한 대응을 중시하지만 우리는 재발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문제점에 대한 체크리스트와 프로세스 검증을 통해 개선하고 체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하누리티엔의 경쟁력이다.”


하누리티엔은 IoT를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물류현장에서 사람의 업무를 돕는 기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업무 관리, 기존 작업을 더 높은 수준의 업무로 변화시키는 솔루션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바이오물류나 콜드체인을 위한 고품질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물류센터를 위한 제품 개발이나 물류에너지 관리 솔루션의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하누리티엔은 ‘하늘 아래 큰 울타리’란 뜻이다. 하누리는 울타리를 뜻하는 우리말이고, 티엔은 하늘 천(天)의 중국어 발음이다. 회사 이름처럼 직원들과 큰 울타리에서 함께 꿈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경영인, 그것이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중심의 회사로서 국경을 넘나들며 IoT와 물류의 간극을 좁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 꿈을 펼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7년 07월 21일 (금) 19:53:13

원문 : http://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771


가상화폐 뜨면서 각광, 금융·물류 등으로 확산

삼성 SDS·LG CNS·SK C&C 국내 SI 3사, 韓시장선점 본격 경쟁

임성현 기자입력 : 2017.06.12 04:01:11



■ 제2 인터넷혁명 성큼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폭등하고 있다. 하루에만 수백 달러가 오르내릴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심해 실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연초 997달러였던 1비트코인당 가격은 현재 3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반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비트코인은 동전이나 지폐와 달리 실물이 없는 가상화폐지만 실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송금도 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을 돈처럼 받는 가맹점은 전 세계에 8000여 곳, 국내에도 50여 곳에 이른다. 전 세계 800여 종의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 거래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더리움이란 가상화폐도 각광받고 있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거래 승인 시간도 비트코인보다 빨라 비트코인을 위협하는 가상화폐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가 실물화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거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총아로 평가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1991년 미국 벨코어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된 블록체인은 디지털 공공거래장부로 불린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거래 정보 덩어리인 '블록(block)'이 만들어지고 거래내역을 모든 참여자가 승인하면 각각 장부에 분산, 저장되면서 블록이 '사슬(chain)'처럼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모으던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될 때마다 모든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보관하기 때문에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상 모든 컴퓨터에 정보가 동시 저장되므로 수많은 복사본 장부가 생겨나는 식이다. 극강의 보안성과 함께 거래를 매개하고 기록을 담는 공인인증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해진다. 현재 금융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은 물류, 의료, 스마트시티 등 전방위로 확산되며 4차 산업혁명 '금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블루오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 분야에 전면 도입될 경우 2~3일 걸리던 국제송금 시 승인 절차가 실시간 거래로 바뀌는 획기적 변화도 기대된다. 


현재 바클레이스,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는 컨소시엄을 맺고 블록체인 표준을 만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월마트는 IBM과 함께 블록체인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유통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납품된 돼지고기가 어디서 키워졌고, 어떤 경로로 매장에 들어왔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는 블록체인을 선박 물류 시스템에 도입했다. 선박을 발주하는 순간부터 고객사는 물론 항만·세관 등도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물류 시스템의 혁명적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구글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는 의료 서비스와 블록체인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개인의 의료 정보를 블록으로 저장해 병원은 물론 보험사들도 환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블록체인 투자도 활발하다. 인구 120만명의 소국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3월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망을 깔아 주민들의 건강기록·금융기록 등을 통한 주민관리와 전자선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국가의 수출입 절차 전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 완샹그룹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 건설에 향후 7년간 33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정도다. 이처럼 블록체인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다보스포럼은 2027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급성장해 2022년이면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삼성SDS, LG CNS, SK C&C 등 시스템통합(SI) 3사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은행연합회 블록체인 시범사업 입찰이 그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 고객 본인 확인은 각 은행 서버에 보관된 공인인증서 본인확인용 확인키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 시범사업은 이를 블록체인으로 분산 보관토록 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공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SDS는 넥스레저 기반의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실시간 대량 거래 처리, 자동 안전 거래, 관리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삼성SDS는 이 같은 시스템을 물류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1일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현대상선, 한국IBM 등과 함께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다음달부터 블록체인을 수출입 물동량 관리에 적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SDS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생산·가공·보관·운송 이력을 참여사들 모두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원산지 조작이나 제조 기간 변경, 허위 광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지난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 SK C&C의 물류 서비스는 선하증권과 신용장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이란 것을 보장하고 유통하는 구조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와 관리 정보가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협약을 맺고 R3가 만든 금융 특화 플랫폼 코다(CORDA)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법적 기반은 아직 미비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 사고가 날 경우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블록체인 거래는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전자금융업자에 해당할 수 있어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을 떠안을 수 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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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자회사를 버린 그룹사

자회사 정리 이유는 ‘그룹 유동성 위기’

   

 


  △삼성HTH택배, 세덱스, 아주택배, KT로지스택배(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인수합병은 기업의 전략적인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단기간에 몸집을 불리기 위해 동종 업종의 기업을 매입하거나 경쟁우위에서 밀려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기업을 매각하는 식이다. 물류시장에서도 인수합병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몸집을 불리거나 시장진입을 위해 매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룹사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매각을 진행한 사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룹사에서 매각을 진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남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기업을 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물류기업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른 그룹사로 매각된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물류 자회사들이 그룹사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위해 매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그룹의 로젠택배, 금호그룹의 CJ대한통운에 이어 최근 동부그룹의 동부익스프레스, 현대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까지 모두 거의 비슷한 이유로 새로운 그룹사로 인수 합병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룹사의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물류시장에서 로그아웃한 그룹사의 사례를 소개한다.(가나다 순)


KT - KT로지스(M&A : 동원)

KT로지스는 KT에서 수행해 오던 종합물류정보망 사업을 전문화하여 한 차원 도약시키기 위해 2002년 KT에서 분사한 종합물류전문 기업이다. 2003년 KT로지스는 On line에 국한된 사업영역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 20여년 전통의 뉴한국택배를 인수, 택배시장 진입했다. 같은 해 경기도 광주시 중대동에 수도권 배송센터를 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2004년에는 KT로지스는 물류업체에서는 당시 보기 드물게 격주 토요휴무제를 도입하는 등 직원 복리후생 제도를 개선하여 우수인력확보를 통해 2008년 말까지 빅4 택배사로의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신선식품 전문 3PL 및 택배사업을 표방하는 ㈜KT로지스푸레쉬를 공식 출범했다. 2005년에는 충청북도 옥천에 일일 약 6만 박스의 물동량 처리가 가능한 새로운 물류센터의 기공식을 갖고 활발한 영업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7년 동원산업이 택배시장 진출을 목표로 KT로지스를 인수하면서 KT의 물류자회사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동원산업은 KT로지스 택배 주식증자를 통해 경영권의 51%를 인수하는 형태로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KT로지스택배의 택배 인프라와 동원산업의 풍부한 물류 인프라가 합쳐질 경우 조만간 기존 대형 택배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로 인해 시장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금호아시아나 - 대한통운, KIFT(M&A : CJ)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4년 한국복합물류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으로 물류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복합물류(주)는 인수 당시 군포 및 양산복합화물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로 트럭과 철도 등 2가지 이상의 운송수단을 이용해 화물의 집하, 하역, 분류, 포장, 통관, 정보, 종합물류서비스까지 물류에 관한 모든 작업이 한자리에서 이루어지는 터미널이다.


한국복합물류는 금호아시아나의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년도의 매출액은 448억 원, 영업이익은 266억 원, 경상이익은 117억 원을 기록했었다.


이후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된다. 당시 인수금액은 4조 1,040억 원이었다. 인수 당시 대한통운 사장으로 있었던 이국동 사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물류부문을 총괄하게 됐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과 상호보완적인 물류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글로벌 종합물류그룹으로 발전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5년 간 11조 7,5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도 나왔다.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악화로 인해 대한통운 매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매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10년 이러한 그룹의 의지는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한통운을 매각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으며 인수전에 참여한 포스코, 삼성SDS을 제치고 2011년 CJ 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시작했던 물류사업의 대부분을 접게 됐다.


동부 - 동부익스프레스(M&A : 동원)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1971년 동부고속으로 설립되어 72년 영동선 고속버스 사업, 79년 화물운송, 항만하역 등 물류업에 진출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항만하역 서비스, 육상운송 서비스, 철도운송 서비스, 보관 서비스 등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탈 물류기업이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06년 ‘동부익스프레스’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출범했으며 2007년 중견택배 업체인 훼미리택배와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중국택배 기업인 신통특송과 국제 택배 계약을 체결해 국제 택배사업에도 진출했다. 2008년에는 엔콜트럭을 브랜드로 한 화물정보사업을 시작했으며 동부엔샵을 오픈해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를 통해 배송서비스를 진행했다.


2011년에는 동부건설 물류부분에서 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사됐으며 3PL사업부를 신설하고 국제물류와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12년에는 택배부문을 분사해 동부택배로 새롭게 출범하고 HTH택배 대표를 역임했던 김규상 사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2014년 그룹 내 경영 악화로 인해 특수목적회사(SPC)인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에 매각됐고 이후 다시 시장에 나왔지만 새주인을 찾는 것에 실패했다.


2015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던 동원산업은 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동부익스프레스의 대주주인 KTB PE-큐캐피탈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위한 협상 권한을 확보했다. 실사에 들어간 동부익스프레스는 결국 동원으로 매각됐다. 매각 금액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4,8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 HTH택배(M&A : CJ GLS)

삼성은 2000년 삼성물산 삼성몰의 배송을 전담하던 HTH택배를 흡수하면서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지분참여로 70%의 지분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대주주로 부상했으며 당시 향후 택배를 주력으로 하는 종합물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본의 MK택시에 버금가는 최고의 서비스회사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심야·휴일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충북 청원에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허브터미널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허브터미널의 규모는 연면적 6,000평으로 택배전용 분류장이 2,500평이며 나머지는 창고와 사무동이었다. 특히 인입구 16개, 출구 60개를 갖춘 택배 전용 분류장은 시간당 3만 박스 이상 처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2005년에는 모바일 택배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 1,500명의 현장 택배 배송사원들에게 첨단 PDA를 제공했다.


하지만 삼성 HTH도 결국은 매각을 결정했다. 2006년 CJ GLS가 HTH를 인수하게 된 것. 처음 MOU를 맺었을 당시에는 택배영업소들은 투자 없이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영업소들의 피와 땀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조직적인 반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소와의 마찰은 잘 마무리가 됐고 삼성 HTH는 CJ GLS의 품으로 들어가게 됐다. 


CJ GLS가 삼성HTH를 인수한 금액은 365억 원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전량을 인수했다. 당시 상당히 높은 금액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CJ GLS는 합병 후 시너지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CJ GLS는 HTH인수로 외형상 2005년 매출기준으로 2,516억 원, 영업소 700여개, 터미널 70여개의 국내 최대 택배사업을 운영하는 물류회사가 됐으며 삼성물산은 주력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최종 흡수 합병은 2008년 이루어졌다.


신세계 - 세덱스(M&A : 한진)

2000년 6월 3자물류 전문기업으로 출범한 세덱스(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는 신세계 그룹의 자회사였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 백화점을 필두로 이마트, 웨스톤 조선 호텔 등 유통 기업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물류사업을 통합적으로 묶어 운영할 물류전문기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세덱스를 출범시켰다.


2002년 세덱스는 물류터미널 17개소, 영업소 85개소를 바탕으로 첨단 정보시스템을 도입하고 전국 배송네트워크 체제, 고객만족 시스템 등 다양한 물류기법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계열사인 신세계 푸드시스템,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식자재와 신세계 드림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의류 등 다양한 아이템 보관, 재고관리, 상품 임가공, 반품물류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하루 2회 수·배송시스템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진행했다.


2006년에는 택배사업을 시작했으며 일일 2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5,000평 규모의 대전 허브센터와 서브센터 20개, 영업소 200개를 구축하고 왕성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매출이 적고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그룹 내에서 보는 시각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택배의 일부 사업부분을 철수한다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세덱스측은 사업을 지속한다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2008년 한진이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세덱스 지분을 100%인수하기로 하면서 세덱스는 한진으로 넘어가게 된다. 


당시 인수금액은 300억 원이었으며 한진은 세덱스의 상호를 한덱스로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한진이 국내 굴지의 유통업계와 손잡으면서 거대 물량을 확보하고 이마트의 중국시장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서의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있었으며 금융업계에서도 같은 이유로 긍정적인 메시지가 많았다. 세덱스가 한진으로 넘어가면서 신세계 그룹은 물류시장에서 로그아웃하게 됐다.


아주 - 아주택배(M&A : 동원)

아주택배는 아주그룹의 계열사로서 1998년 4월 전세계 미군이주화물의 배송 및 냉장물 보관, 운송대행 업무를 담당하는 (주)한미(이주화물 사업부)를 모태로 하여 1999년 12월 복합운송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전국단위의 중소 택배업체인 동서남북을 인수하여 택배사업부를 발족하여 아주택배라는 브랜드로 전국적인 택배서비스를 시작했다. 동서남북 인수 당시 1일 평균 집하량은 약 5,000박스였으나 인수 후 1일 평균 약 20,000박스로 300%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2년 아주택배는 총사업비 65억 원이 투입되는 아주택배 옥천터미널 기공식을 가졌다. 이 터미널에는 중견택배업체로는 최초로 시간당 1만 박스를 분류할 수 있는 화물자동분류시스템이 도입됐다. 2004년에는 국내 택배시장에서 개인 휴대폰(Nexcan system)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물류정보시스템을 도입해 정보화 수준을 한층 높였으며 이로 인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에는 KT로지스, 훼미리택배와 함께 전략적 제휴를 맺어 공동화를 진행했다. 2007년에는 ㈜에스텍서비스와 함께 사무실 밀집지역과 아파트를 기반으로 무인택배서비스 시스템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국내 틈새 택배시장을 노리면서 시장에서 선진서비스를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2007년 동원그룹이 옥천터미널, 안성터미널 등 인프라를 비롯 지점, 대리점 등 모든 영업조직망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아주그룹도 물류 계열사를 정리하게 된다.


현대 - 현대로지스틱스(M&A : 롯데)

현대그룹의 대표적인 물류자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도 롯데로 매각되면서 현대그룹의 물류자회사로서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1988년부터 물류사업을 시작한 기업으로 아세아상선을 시작으로 1993년 현대물류, 1999년 현대택배, 2010년 현대로지엠, 2012년 현대로지스틱스를 거쳐 2016년 12월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현대로지스틱스는 2000년대 택배서비스와 글로벌 역량을 강화했다. 2003년에는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택배부문에서는 직원실명제를 시행해 안전하게 고객들이 택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2007년에는 기존 경쟁사들이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도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택배업계 1위 탈환을 위해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했으며 2012년에는 오산복합물류센터를 7년간 책임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에는 과감하게 택배단가를 최소 500원 이상 인상하겠다고 발표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실제로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를 통해 평균 250원의 택배단가 인상 실적을 거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2


014년 현대그룹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와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16년 롯데그룹은 특수목적법인이었던 이지스일호와 주식취득거래를 종결했다고 밝히면서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마무리 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현대로지스틱스는 롯데로 넘어가게 됐으며 이후 주총을 통해 사명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변경하면서 현대로지스틱스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7년 02월 13일 (월) 21:00:10

http://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4925

물류 최적화 위해 과감한 투자 결정한 기업은?

설비부터 M&A까지 다양한 유형 통해 경쟁력 강화 꾀해



흔히 물류를 서비스산업으로 분류하지만, 장치산업 혹은 기간산업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이는 차량과 설비, 건축물 등 제반 여건을 갖춰야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고객의 성향도 바뀌고 산업의 규모와 성격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따라서 물류를 위한 제반 여건도 발전시켜야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으며, 우수한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대개 최적화를 위한 투자를 결정한다. 최적화를 위한 투자 사례는 다양하다. 물류의 범위가 매우 넓은 만큼 인재부터 첨단 IT기술까지, 심지어 상자의 재질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혁신을 가져온다.

물류신문사는 최근 물류운영 최적화를 위해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의 사례를 꼽아봤다.  

  

동원그룹은 오랫동안 최적의 물류서비스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동원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과감하고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력인 콜드체인을 비롯해 배송, 보관, 포워딩, 유통가공까지 가능한 동원산업과 동부익스프레스의 항만물류, 보관서비스(창고운영), 국제물류 등의 사업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동원F&B를 앞세워 청주에 3,000평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동원F&B는 다양한 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동원몰을 운영 중이며, 신축되는 물류센터를 통해 온라인 유통사업과 관련된 물류서비스를 전담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부산신항 등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는 등 그룹 차원에서 물류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연면적 9,200평,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롯데마트몰 김포센터를 오픈했다. 서울과 인천, 수도권 서부 지역 내 하루 1만 2,500여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첨단 자동화 설비를 대거 설치해 피킹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업무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롯데마트가 대규모 첨단 물류센터에 투자한 이유는 온라인 주문 물량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새 물류센터 오픈으로 롯데마트는 하루 6회 직접 배송할 수 있게 됐으며, 고객들이 직접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정시성과 서비스 품질, 라스트 마일 재설계를 위한 과감한 투자였던 셈이다. 롯데마트는 인프라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최근 물류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핵심은 온라인이다. 제1온라인 전용물류센터인 보정센터와 제2센터인 김포센터에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오프라인 배송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온라인 유통에 역량 강화를 꾀했던 이마트는 물류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국내 최대 온라인 전용물류센터인 김포센터는 명성에 어울리는 첨단 시설을 바탕으로 철저한 온도 관리는 물론 상품의 보관부터 분류, 입출고, 배송까지 물류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성 향상이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쓱배송’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되면서 유통가는 물론 뮬류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다.

2023년까지 온라인(이마트몰) 매출액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마트는 물류에서 가치를 찾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최적화의 방안으로 자동화를 선택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 택배 서브터미널에 자동분류기를 설치하고 있다. 총 1,227억 원이 투자되는 이번 사업은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박스를 지역별로 분류하는 휠소터(Wheel Sorter)라는 장비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택배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형 허브터미널에는 자동분류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200여개가 넘는 서브터미널은 대부분 사람이 직접 분류해야 했다.

휠소터 도입이 완료되면 작업 시간을 최소 1시간 이상 단축시킬 수 있으며, 현장의 근무여건도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실제 업무 효율 증가효과는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은 내년 완공될 수도권 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메인 허브에서 서브터미널로 이어지는 분류 과정을 자동화하는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물류 최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 현대글로비스의 투자 사례를 살펴보면 특이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 ‘Korea Star Awards 2016’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은 ‘자동차 KD부품 수출용 접철식 플라스틱 박스’다.

현대글로비스가 직접 개발한 이 제품은 언뜻보면 작은 플라스틱 박스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물류현장에서는 매우 우용하게 쓰일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상자보다 내구성과 활용성이 우수하고, 포장 폐기물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특히 기존 상자와 달리 펴고 접을 수 있어 부피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회수 비용도 최대 44%까지 절감할 수 있어 내구성도 우수해 단위 용적당 최고 적재하중을 자랑하며, 50도 이상의 조건에서도 약 45일 간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접철식 플라스틱 박스는 지난해 현대글로비스가 투자, 완공한 제2KD센터 등 실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7년 02월 24일 (금) 16: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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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ART 1. 물류 최적화를 위한 투자 동향 분석

인건비 절감, 효율적인 배송 구축 등에 투자금 몰려


물류는 제품의 생산 전 원자재를 제조 공장으로 배송하는 것부터 시작해 완성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모든 산업, 모든 분야, 모든 과정에 물류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시대다.

물류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하드웨어에 많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 산업이다.

오랫동안 물류산업은 인프라를 확장하고 늘어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위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첨단이라는 소재를 만나면서 인프라 확장과 물동량 처리 뿐만아니라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설비투자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물론 그 안에는 물류운영 효율화와 비용절감에 대한 니즈가 포함되어있다. 

또 제조, 유통기업들을 비롯한 화주기업들의 서비스 요구가 높아지고 이를 하나의 마케팅 도구로 삼기 시작하면서 더욱 효율적이고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투자가 나타나고 있다. 물류기업도 고객이 되는 제조, 유통기업의 요구에 맞춰 경쟁력을 높이면서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인건비와 휴먼에러를 억제하기 위한 물류 자동화


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물류산업도 Logistics 4.0을 준비해가는 과정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물류시설의 자동화다. 현재 국내 물류산업의 자동화는 완전 자동화 단계라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물류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을 찾아 단계적으로 자동화를 실행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오래전부터 AS/RS의 자동화 시설을 갖추는가 하면 부분적으로는 소터, 컨베이어, DPS, DAS 등 여러 가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제품 특성과 운영 특성에 맞춰 최적화 된 형태로 물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물류 자동화는 첨단 이라는 소재를 만나기 전까지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고 휴먼에러를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접근됐다. 물류센터는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아 국내의 대표적인 ‘헬알바’로 꼽힌다. 열악한 환경은 근무자들의 이탈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경험에 의존하던 물류 업무의 한계가 발생했다. 숙련자들이 줄어들면서 물류센터의 생산성이 하락하고 휴먼에러가 늘어나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보자들도 어느 정도 숙련자들처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생산성을 높이고 초보자들의 휴먼에러를 줄여 미출 또는 오출을 줄이는 측면에서의 부분 자동화가 진행되어 왔다. 최근에는 기존의 문제들은 물론, 인력 수급의 문제를 해결하고 휴먼에러를 줄여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유통업체의 자동화 물류센터를 살펴보면 근무하는 인력은 기존 물류센터에 비해 1/4가량으로 줄어들고 처리능력은 향상되면서 안정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배송비용 절감을 위한 합포장


포장은 물류의 시작점이다.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송, 보관, 하역 등 물류 전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물류를 전담하고 있는 물류기업의 경우 포장의 합리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물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어 이와 관련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포장 합리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해법은 합포장이다. 합포장은 구매고객 한명이 구매한 제품을 물류센터에 각각 포장하지 않고 하나의 포장으로 묶어서 한 번에 배송하는 것. 즉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묶음배송이다. 이러한 합포장 서비스는 포장비를 줄이고 배송차량의 적재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합포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배송거점인 물류센터에 모든 상품이 구비되어 있어야 하며 판매자가 여러명인 경우 이를 단일 주문으로 묶어서 작업자들에게 오더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한다. 즉 많은 부분에서 투자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시스템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이 느끼는 배송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물류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묶음배송이라고 불리는 합포장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의 니

즈를 충족시키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시 배송 위한 거점 전략


물류산업에서 일반고객들과의 유일한 접점은 배송직원이다. 그동안 B2C나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기업들은 배송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된 케이스가 많지 않다. 이런 점은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수요가 적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즉 투자의 방향이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초기에 표방하고 있었던 빠른 배송은 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빠른배송을 넘어 정시 또는 무료 배송에 대한 니즈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을 위한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무료배송이든, 빠른 배송이든, 정시배송이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류거점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거점을 늘리는 것은 많은 비용을 초래할 뿐 운영상의 효율은 많이 얻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배송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직접 배송에 투자하거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여러 가지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거점이 늘어난다고 해서 배송서비스의 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투자를 했던 소셜커머스업체들은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빠른 배송과 투자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현재는 이러한 배송거점의 단순한 증가보다는 전략적인위치를 선점해 물류거점을 만들고 그 안에서 효율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류자동화도 이에 포함된다.


규모와 상황에 맞는 투자 필요


물류시장에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한다. 기존의 운영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드론, 자율주행, 안전관련 기술 등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투자에 과감히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찾아 내고 물류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한 투자는 물류최적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물류최적화를 위한 투자라는 것이 꼭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물류산업이 지금까지 성장해오는 과정에는 현장에서 해왔던 조그마한 노력들이 물류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잘못된 비용을 찾아 개선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는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면 이는 ‘득’ 보다는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의 규모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투자를 하고 현장에서 물류 최적화 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투자의 트렌드이자 올바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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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ART 3. 물류 투자 실패사례 요인 분석

수천억 원 자동화 설비가 수백만 원 고철덩어리 전락


기업마다 물류를 운영하는 방식은 비슷해보이지만 조금만 깊게 들어가보면 큰 차이를 보인다.

투자의 관점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물류서비스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이란 목표를 수립한다고 해도 물류 프로세스상에서 어느 쪽을 강화시킬지는 기업 저마다의 전략이 수립된다.

어떤 기업은 빠른 배송을 위해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거점에 투자하기도 하는 반면 배송차량 등에 투자하는 기업도 있다. 또 어떤 기업은 물류센터 내 분류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 설비 도입을 검토하기도 한다. 무엇이 더 효율적인 투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기업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

그러나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 물류 투자의 결정이 잘못될 경우 기업들에게 돌아오는 치명타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때론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실현을 위해 시작된 투자가 오히려 감당하기 힘든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도 하고,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추진한 투자 결정이 사업을 더욱 위축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물류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다보니 투자에 실패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실패하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철저하게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해도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자신들이 범할 수 있는 잘못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투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신문사는 최근 발생한 투자 실패 사례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1. 출판물류전문 A기업 사례

경기도에 위치한 출판물류전문 A기업은 2년 전 수천 평에 달하는 규모에 맞도록 설계된 자동화 설비를 고물상에 고철 값만 주고 팔았다.

구축된 자동화 설비는 해외 유명 자동화 설비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도입 당시 금액만 해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그러나 도입 후부터 이 회사의 비용은 지속해 늘어났고, 손익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해 출판물류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공동물류를 확장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현실은 이를 외면했다. 계획만으로는 매우 이상적이었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컸던 것이다. 물동량이 늘어나야 생산성도 크게 향상하는데, 너무 적은 물동량으로 자동화 설비를 통해 운영하려다 보니 오히려 비용은 더욱 증가하기 시작했다.

화주기업의 니즈 파악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화주기업들은 자신들만의 물류적재 공간을 별도로 운영하며 효율을 높이길 기대한 반면 이 기업은 오직 빠른 분류와 배송에 집중해 설계를 했던 것이다.

자연스레 고객은 이탈률이 증가됐고 자동화 설비의 가동률 역시 줄어들었다. 이후 이 기업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자동화 설비를 걷어내기로 결정한다. 1,000억 원이 고철값 1,000만 원이 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 기업은 자동화 설비를 때낸 공간을 활용해 임대 및 3PL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후 손익적 측면에서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 온라인 유통전문기업 B사 사례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기업들의 물류거점 확보 열기가 뜨겁게 진행 중이다. 특히 유통기업들 간의 거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직매입 비중을 확대하면서, 이를 보관할 물류센터 확보의 필요성도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또한 O2O열풍과 빠른 배송 니즈 실현을 위한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물류거점 확보에도 많은 역량들을 집중하고 있다.

한 대형 온라인 유통전문기업인 B사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는 유통기업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사한 전략을 구사했다. 수도권에 1만평 이상의 물류거점 확보에 성공한 이 기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로 거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 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기업의 상황은 추가 물류센터 확장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거점 확대보단 오히려 물류센터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투자가 진행됐어야 했다. 물류센터 현장 인력들은 한 고객이 2개 이상 주문한 상품들을 합포장하기 위해 최소 100미터 이상을 활보해야 했다. 한 고객의 주문 건을 처리하는 시간도 당연히 늦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수천 명에 달하는 인력이 투입돼야 했다. 기존 센터의 운영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추가로 센터로 오픈하니 확장한 센터의 운영이 잘 될리 만무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업체가 추가로 확보한 물류센터는 불과 2주일 만에 운영이 중단됐다. 한 달에 약 3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는 현재까지 지불되고 있다.


3. 대형 물류기업 C사 사례

최상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물류기업들은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물류센터 등을 확보하길 원한다. 거점을 기반으로 한 물류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류센터 하나를 건립하는데 들어가는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렇다보니 물류업체들은 위치가 좋은 곳에 센터를 짓고자 하는 부동산 업체나 금융권들과 장기간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해 물류거점 확보 전략을 추진하기도 한다. 장기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하면 물류센터를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업의 기반이 만들어져 사업의 확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위치가 좋아 얼마든 화주유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덥석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낭패를 본 기업이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대기업 물류회사인 C사와 중견물류기업 D사다. 중견기업인 D사는 계약 후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타 대기업에 흡수되기도 했다.

대기업 물류회사인 C사는 경기도에 위치한 수만평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금융권과 장기간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C사는 이 물류센터에서만 매달 20억 원게 적자가 발생되고 있다. 사업성 검토 당시 시장 내 임대료 수준과 향후 추이에 대한 분석이 잘못됐던 것. 또한 실제 주인인 금융권에게 보장해줘야 할 높은 수익률 역시 부담으로 작용됐다. 실제 주인과 계약한 임대료가 1만원이라면 실제 화주들에게 받는 임대료는 7천원 수준이다 보니 차액만큼을 매달 자신들이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4. 중견 물류기업 D사와 물류단지 운영 기업 E사 사례

물류센터를 지을 때는 엄청나게 많은 검토사항이 필요하다. 실제 사용자들이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설계인지부터 향후 변하게 될 트렌드에 잘 맞는지 등도 검토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기업들도 많다.

중견물류기업 D사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D사는 물류센터 설계 등이 잘 진행됐는지를 검토하지 못하고 위치가 좋다는 이유로 금융권 업체와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다가 회사가 다른 회사에 넘어가는 위기까지 맞았다. 위치는 좋으나 사용자들이 불편해 할 요소가 많다보니 실제 이용하려는 화주들이 거의 없었던 것. 물류센터 전체를 임대받아 재임대 또는 3PL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했으나 임대조차 되지 않아 고스란히 모든 임대료에 대한 부담을 D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수도권 물류단지를 운영하는 E사 역시 수만평 규모의 냉장·냉동물류센터를 건립해놓고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만평 냉장냉동 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100% 기계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계획한 E사는 현재 이 물류센터의 가동은 물론 제대로된 영업을 실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만 평의 센터의 온도관리 체계가 너무 허술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 냉장냉동창고들은 300~600평 단위의 룸으로 구분돼 있는 경우가 많다. 상품에 맞춰 룸마다 온도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E사의 물류센터는 최소 3,000평 이상으로 온도대를 관리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영업사원이 50평 규모의 냉동 물동량을 유치해왔다고 가정하면 이를 운영하기 위해 3,000평을 전체 가동해야 하는 것이다. 엄청난 운영비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장지웅 기자 | j2w2165@klnews.co.kr   2017년 02월 24일 (금) 16: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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