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이번엔 인터넷전문은행 꿈 이루나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된 방침을 확정하면서 점포 없는 은행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본격화 되면 현재 영업권 제한을 받고 있는 지방은행이 새 고객을 맞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대하는 지방은행의 온도차는 서로 다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거느리고 있는 BNK금융지주는 오는 9월 2대 주주인 롯데그룹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 인허가를 신청키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금산분리 규정 완화 등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올해 1~2개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다.
다만 금융위가 금산분리 규정에서 금융비주력기업의 지분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로 늘렸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 여전히 4%로 제한돼 롯데그룹의 최대 지분도 4%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SK텔레콤, 코오롱, 안철수연구소(현재 안랩) 등 여러 회사와 함께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브이뱅크’ 설립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은산분리 규제 등에 가로막혀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BNK금융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별도 법인으로 세우기로 한 것은 수도권과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광역시에 한정된 현재 영업권 제한을 뛰어넘기 위한 묘수로 읽힌다. 부산은행은 최근 경기도 시화공단에 새 지점을 내는 등 지방은행에 문호를 연 경기도 진출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텃세를 이겨내고 고객층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권의 지리적 제약이 없는데다 점포 운영과 유지를 위한 임대료 및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이자 및 수수료 경쟁에서 시중은행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유통그룹인 롯데그룹과 손잡으면 편의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사실상 점포로 이용할 수 있다. 일본 내에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춘 라쿠텐 그룹이 세워 성공한 라쿠텐 은행의 한국형 모델을 지향하는 셈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롯데 그룹의 자회사 중 금융 자동화 기기(CD/ATM)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피에스넷과 신용카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 카드 등과 시너지를 내면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롯데그룹의 금융 부문과의 협력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본적으로 라이센스 산업이기 때문에 이후 허가가 다시 까다로워질 수 있어 진출을 서둘렀다”면서 “빨리 진출할 수록 노하우도 빠르게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최근 핀테크 경진대회를 진행하는 등 핀테크 역량강화에 박차를 가하던 JB금융지주는 당분간 인터넷 전문은행 개설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다이렉트 뱅킹과 인터넷ㆍ스마트 뱅킹으로도 충분히 점포 없은 은행 기능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면서 “내년 3월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본인인증 방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안이 확정되면 지방은행도 전국 영업이 가능해지는 효과가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은 현재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찾아와 통장 계설, 예금상품 가입, 대출 업무를 해 주는 다이렉트 뱅킹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은행 대응 협의체를 마련하고 ICT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DGB 금융지주의 경우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DGB 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운 영역인 만큼 우선 시중은행 등이 먼저 사업을 시작하면 그 추이를 지켜보면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먼저 도입된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의 사례에서 단순한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의 금리 출혈 경쟁에 패배패 도태된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 자본 또는 비은행권 금융사와의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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