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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 up challenage!!/스타트업동향

1년8개월만에 100호점을 돌파한 김밥집의 비결은?

by Jinny815 2015. 6. 9.

지난 칼럼에서 창업자·경영자가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고, 실행하며, 끊임없이 재점검하는 것, 그리고 ‘훌륭한 목적을 가지고 명분(사회적 가치)과 실리(이익)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실리만 추구하다가는 단명할 수 있다. ‘가짜 백수오’, ‘가짜 석유’, ‘유통기한 지난 돼지고기’ 판매 사건 모두 그런 경우다.


김밥을 만들어도 철학이 필요하다. 우리 가족이 자주 가는 프리미엄 김밥전문점, ‘바르다 김선생’.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맛있는 김밥’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김밥 안에 들어가는 ‘바른 식재료’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이 곳은 합성보존제나 빙초산 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백단무지, 좋은 참기름, 무항생제란, 남해 청정지역의 김, 국내산 간척지쌀, 저염햄 등을 사용한다.


‘바르다 김선생’은 ‘외식기업은 신뢰가 전부다. 절대로 재료만은 타협하지 않겠다’는 철학으로 창업 후 1년 8개월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또 김밥 프랜차이즈 최초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입점해 평일 1000명, 주말 1300여명의 일 평균 방문객수를 보이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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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다 김선생 김밥 / 사진=바르다 김선생 캡처

성공요인은 탁월한 포지셔닝(체계적인 분석을 통한 최상의 입지 선정)과 케이퍼빌리티(맛있는 김밥, 철저한 가맹점 관리,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 전문적 매장 운영 시스템의 도입 등) 덕분이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바로 ‘까다로운 식재료 선택’으로, 현 시대의 의식수준이 높은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 그 철학이 제대로 어필된 것이다.


훌륭한 목적은 큰 규모의 비즈니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케아는 훌륭한 목적을 추구함으로써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케아는 전 세계 42개국에 345개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 가구업체이며, 연간 매출이 40조원이 넘는 ‘가구업계의 공룡’이다. 


우리나라에도 2014년 12월, 광명에 세계에서 가장 큰 이케아 매장을 오픈 했는데 당시에 난리가 났었다. 100m 가량 줄을 서서 1시간여 기다린 후에야 매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나의 미국 유학 생활도 이케아 가구와 함께 했다. 싸고 좋으니 이케아를 선택할 수 밖에. 그런데 이케아의 성공요인을 ‘저가전략, 비용우위전략’으로만 이해하면 오산이다. 


이케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안겨준다(To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대체로 돈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싼 제품을 파는 저가전략’을 추진했다.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디자인이 훌륭하고 기능성이 높은 다양한 가구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염가 판매점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안겨준다’는 이케아의 훌륭한 목적에 부합하며 지속적인 퍼포먼스(성과)를 창출해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더욱 훌륭한 목적을 추구한 사례가 있다. 네슬레는 인도의 모가(Moga)라는 지역에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모두 취할 수 있었다. 


네슬레는 양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 주원료인 신선한 우유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다. 그러나 모가는 관련시설과 위생의 취약으로 송아지 사망률이 60퍼센트에 달했고, 우유 공급자들이 기르는 젖소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우유의 품질이 떨어졌다. 또 운반 수단도 열악해 고품질 우유를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네슬레는 어떤 전략을 펼쳤을까? 수의사와 관련 기술자들을 파견, 소를 과학적으로 기르는 방법을 교육하고 관련 인프라도 개선해줬다. 


또 적당한 지점에 냉장 시설이 구비된 집합 장소를 설치해 농민들이 그 지점까지만 우유를 가져오게 하고, 그 다음부터는 네슬레가 트럭으로 직접 운반해 물류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그 결과 원유 공급 농가는 180곳에서 7만5000곳으로 증가했고, 우유 생산성은 50배 증가했다. 과거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혔던 모가는 인도 낙농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했고, 네슬레도 품질 좋은 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이윤이 크게 증가했다.


캡슐커피를 만드는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사업부 또한 값싼 커피 원두를 찾아 전 세계를 떠돌기보다는 커피 재배 농가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아프리카와 남미에 기반시설을 갖춘 클러스터를 조성, 이곳에 커피 소농가들을 입주시켰고, 고품질 커피 재배 교육과 필요 자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00년부터 매년 30퍼센트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올렸다.


네슬레의 비즈니스전략을 전문용어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라고 한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행을 통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 추구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CSV는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와 지역사회의 니즈가 만나는 곳에 사업적 가치를 창출해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


전략 수립의 고려요소로 케네스 앤드루스(Kenneth Andrews)는 1971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환경의 기회와 위협(외부환경 분석), 기업의 강점과 약점(내부역량 분석), 전략 담당자들의 경영 철학,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해당된다. 배우 최민식은 한때 고액 출연료 파문, 대부 광고 CF 등으로 자의반, 타의반 연기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유명 연예인들의 대부 광고 CF 참여는 사회적으로 많은 지탄을 받았다. 실리만을 추구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다행히 최민식씨는 영화 ‘명량’에서 ‘훌륭한 목적을 가진 이순신 장군’역으로 부활해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제 36대 대통령인 린드 존슨은 “위대한 사회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소유물의 양보다 자신이 가진 목표의 질에 더 관심을 갖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가치관은 전략에 우선한다. 명분과 실리! 당신이 사업을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롱런(Long run)할 수 있음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