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전문가들은 물류 관리역량이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류 관리 역량은 기존 면세 사업자와 신규 진출 기업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평가에서도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은 300점으로 5개 심사 항목 중 가장 높은 배점이 걸려있다.
면세점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일반적인 유통업체와 관리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다. 관세법의 적용을 받는 보세 구역은 일정 기준 이상의 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위탁판매가 아니라 직접 제품을 구매해 판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재고처리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 이런 능력에 대한 평가는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항목을 통해 이뤄진다.
▲ 백화점, 시내면세점 물류 프로세스 비교. / SK네트웍스 제공
특히 보세구역은 해외 고가 유명 제품에 대한 수입·통관·물류·인도가 대규모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보세화물에 대한 관리절차와 시스템·전문인력·법규준수 등은 말 그대로 면세사업의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면세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취급하는 물품이 23만개에 이른다.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은 정확히 출국 시간에 맞춰 공항 인도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중간에 실수가 발생하면 물건을 찾지 못한 채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면세점 물류처리 절차는 제품 조달부터 사내 검수·포장·인도장 배송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정확도와 속도가 생명인 것이다.
▲ 인천 중구 운서동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 / 조선일보DB
문제는 물류 시스템을 단기간 내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시스템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작업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인력의 확충과 교육, 운영 시스템 개선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부족한 물류 인프라는 면세점 경험이 없는 신규 진출 기업의 약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기존 사업자에게는 강점 요인이기 때문에 기존 면세 사업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10월 12일 면세사업 ‘비전 2020’ 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인천 통합물류센터에서 개최함으로써 물류 인프라를 과시했다. 롯데면세점 물류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1만6248평)로 8조원 매출 규모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또한, 2007년에 업계 최초로 면세점 전용 통합물류센터를 오픈했으며, 이후 물류 혁신을 통해 1.5일 내 통관 완료, 출국 3시간 전까지 쇼핑 지원, 국내 최초 원패킹 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26년 동안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해온 SK그룹도 올해 초 1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폰 기반 물류 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최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롯데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천에 550평 규모의 통합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SK네트웍스 면세점 직원이 스마트폰 기반 물류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 SK네트웍스 제공
면세점 경험이 전혀 없는 두산은 한국공항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김포공항에 6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 중이다. 두타 지하에 들어설 보세창고 설계를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단시간 내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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