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무너진 온·오프라인 쇼핑] 온라인쇼핑, 싼 맛에 한다? 이젠 빠르고 편해서 한다
온라인몰 자체 배송인력 뽑아 시간 줄이고 배송비 아끼는 스마트배송·주말배송 선봬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들어 4월까지 과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과자 매출이 급증한 것은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스마트배송' 서비스를 강화한 영향이 컸다. 스마트배송은 판매자에 따라 배송비를 따로 부담해야 하는 오픈마켓의 단점을 보완해 배송비를 한 번만 내고도 여러 상품을 묶어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과자처럼 소량 반복 구매하게 되는 가공식품, 생필품까지 온라인쇼핑 목록에 추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쇼핑이 가격 이점에 더해 편리함을 무기로 내세우며 진화하고 있다. 검색, 결제, 배송 등 각 단계별로 편의성을 높이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 1위인 대형마트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모바일을 앞세운 온라인쇼핑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 역시 온라인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더 싸고 더 편리한 유통 채널을 찾아 빠르게 이동한다.
대형마트 따돌린 온라인쇼핑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5조3024억원으로 소매 유통채널 중 거래액이 가장 많은 대형마트(47조4968억원)에 뒤졌다. 하지만 통계청이 분류한 대형마트에는 면세점, 아울렛 등 다른 유통채널이 포함돼 있어 업계에선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의 거래액이 이미 온라인쇼핑 거래액에 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12조4448억원)은 면세점과 아울렛을 모두 합친 대형마트 거래액(12조214억원)보다도 더 많았다. 양자 사이의 거래액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쇼핑의 성장세 뒤에는 모바일의 폭발적인 성장이 놓여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14조8698억원은 모바일쇼핑 거래액이었다. 이는 2013년 6조5596억원과 비교할 때 126%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비중도 2013년 17%에서 33%까지 뛰었다.
업계에선 과거 최저 가격 및 가격 비교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온라인쇼핑이 ‘편리한 쇼핑’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확대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배송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를 내세우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쇼핑에선 처음으로 자체 배송 인력을 뽑아 운용하고 있다. 일부 생필품의 경우 토요일에 주문해도 일요일에 받아볼 수 있어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주로 구입하는 20·30대 여성들로부터 만족도가 높다. 물류창고·차량·배송기사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 서비스 역시 온라인쇼핑의 걸림돌로 지적됐지만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4월 ‘스마일페이’를 도입해 신용카드를 처음 결제 시 입력하면 이후부터 단문메시지 인증만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11번가도 SK플래닛이 개발한 ‘시럽페이’를 적용해 신용카드 등록 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과 위메프 역시 각각 ‘티몬페이’와 ‘케이페이’를 통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하면서 버튼 하나로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 3월 말 ‘대시버튼(Dash Button)’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했다. 대시버튼은 세탁세제, 커피캡슐, 우유 등 상품별로 제작해 버튼을 누르는 즉시 주문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가정에 커피캡슐이 있는 곳에 대시버튼을 설치해놓은 후 커피캡슐이 떨어지면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추가 주문이 들어가는 식이다. 가정에 있는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음성 명령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대시’ 서비스가 확대된 것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우선 실시할 계획이다.
배송 서비스도 강화해 프라임 회원이 당일 정오까지 주문을 마치면 오후 9시까지 배송을 마치는 무료 당일 서비스도 도입했다. 워싱턴DC 등 14개 도시에서 우선 도입한 후 확대할 예정이다. 소형 또는 10달러가 넘지 않는 물건에 대해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오프라인의 반격에 온·오프 경계 무너진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온라인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채널 융합 전략을 쓰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환경을 조성해 기존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본점 1층에 국내 최초로 ‘롯데 온라인 픽업서비스 전용데스크’를 설치한 데 이어 그 다음달부터는 지하철 을지로입구역과 초우량고객(MVG) 주차장에 ‘픽업 락커’를 설치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장기적으로 온라인쇼핑몰인 롯데닷컴·엘롯데와 오프라인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세븐일레븐을 연계해 ‘옴니채널’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옴니채널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롯데 이노베이션랩을 그룹 미래전략센터 내에 부설 조직으로 설립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 시간도 앞당기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용인에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용물류센터 건립으로 점포에서 직접 배송할 때보다 배송 건수가 3배 정도 증가했고, 당일 배송 서비스 비중도 70%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6개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하반기 경기도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비롯해 수도권에 2곳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의 유통 채널이 융합되면서 소비자들 역시 멀티채널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이 한국 소비자를 대표하는 30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수집된 소비재 구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한국 소비자의 37%만이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고 있었다. 32%는 오프라인과 PC, 27%는 오프라인과 PC·모바일을 함께 이용해 쇼핑했다. 나머지는 오프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만 이용하는 소비자를 제외한 63%가 온라인쇼핑을 병행해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온라인쇼핑 비중이 높지만 40대의 온라인쇼핑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칸타월드패널은 2018년까지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서 모바일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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