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
원패킹시스템·샘플진열판매 도입, 고객서비스 강화
통합물류 관리로 재고감소 및 정확도 향상·물류비 절감
2조 4,000억원에 달하는 면세점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통합물류센터를 구축, 운영중이다. 통합물류센터는 연면적 2만 4,234㎡(7,338평) 규모로, 210만 피스, 4만 7,800SKU를 보관할 수 있다.
면세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 수입상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세, 특소세 등 내국세가 면세되어 외국인 관광객 및 내국인 출국 예정자에게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늘어나 면세점은 성장을 거듭해 왔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해외 여행이 감소하면서 내국인들의 이용 비중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어 면세점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물류 세관 관리감독 받아
롯데면세점은 1980년 본점 개점 이후 월드점, 부산점, 김해공항점, 김포공항점, 제주점, 인천공항점, 제주공항점 등 전국 7개 지점을 운영중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매출규모는 1조 3,800억원으로, 지난해에만 약 349만명의 고객이 롯데면세점을 이용했다.
면세점 물류는 관세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 물류와 큰 차이를 보인다. 물류센터 역시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관세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물품 취급시 반드시 관세청에 입출고 신고를 해야 한다.
즉, 관세청의 승인이 떨어져야 제품들의 물류센터 입출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관세청 재고관리시스템과 면세점 재고관리시스템이 동기화되어 재고수불이 매일 관리되고 정보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된다.
물류팀 박영규 계장은 “실물보다 정보가 먼저 움직이는 것이 특징으로, 면세점 자체코드와 관세청 코드를 연결하여 관세청에 반출입을 신고하며 또한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물류관리가 그만큼 철저하다”며, “대부분의 상품반입 확인은 각 운영인의 자율관리로 하나 고가 상품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관세청 직원 입회하에 철저하게 검수 검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면세점의 제품보관 창고는 보세판매장과 인접해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본점의 경우 백화점 건물 2개층을 물류센터로 사용하는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관세청 역시 업계의 공통된 의견을 받아들여, ‘보세화물의 안전관리와 보세판매장 업계의 물류비용 절감지원을 위해 보세판매장 물품을 통합 보관할 수 있도록 장치장소를 확대’하는 것을 내용으로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를 개정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적극적인 투자로 물류혁신을 추진해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A3부지에는 롯데면세점 외에 신라와 AK가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수입명품을 취급한다는 점도 일반적인 물류와 다른 점이다. 고가의 제품들인 만큼 까다로운 취급, 관리를 필요로 한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약 250개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종류도 화장품, 가방, 의류, 주류, 담배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고객에게 판매할 제품과 판매한 제품을 같이 취급한다는 점도 면세점 물류의 특징이다. 면세품은 수출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항 인도장에서만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박영규 계장은 “판매장까지만 배송하면 되는 일반 물류와 달리, 면세점 물류는 소비자에게 판매된 이후에도 인도장으로 배송하는 것까지 업무 범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물류센터에서는 출국장 인도장으로 보내는 고객 배송상품과 보세판매장으로 가는 영업점 보충 상품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배송 준비시간이 짧고 기한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도 일반 물류와 다르다. 면세품이기 때문에 고객 출국시간 이전까지 인도장으로 배송하지 못하면 판매를 취소하는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바로 고객신뢰 상실로 이어질 뿐더러 사후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
샘플 진열판매로 판매기회 손실 방지
물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생산성 및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5년 전략 컨설팅을 시작으로 통합물류센터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해, 물류센터 건립, 설비, 장비 도입,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지난 2007년 센터를 오픈했다. 통합물류센터는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층은 화장품, 주류 및 담배 등을 보관하고 2층은 의류, 가방, 신발 등을 보관한다.
롯데면세점이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원패킹시스템 및 샘플 진열판매이다. 원패킹시스템은 고객이 여러 판매장에서 다수 구매한 구매건을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단일 꾸러미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출국하기 한달 전부터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은 며칠에 걸쳐, 여러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구매건수가 많을 경우 이를 각각 포장해 고객에게 인도하게 되면 출국장 인도장에서 인도하는 절차에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과거 한 고객에게 제품을 인도하는데 40분 이상 걸린 적도 있다고 한다. 출국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 특히 문제가 된다. 롯데면세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원패킹 개념을 도입했으며,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면서 이를 IT와 연계해 시스템화했다. 박영규 계장은 “시내에 1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타사와 달리 롯데는 점포가 여러개이므로 원패킹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며, “통합물류센터 구축 이전에는 각 점별로 배송한 제품을 인도장에서 원패킹하는 작업을 실시하다 보니 공간도 부족하고 작업 단위별, 제품별 활동원가를 산출해 물동량에 의한 계약을 합리화하고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으나, 현재는 통합물류센터에서 시스템과 설비에 의해 처리함으로써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진열 판매는 고객이 매장에서 샘플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굳이 실물을 보지 않아도 되는 규격화된 상품은 재고를 물류센터에서 관리하고, 매장은 고객의 상품 구매정보만 관리하기 때문에 물류 효율성이 높다. 롯데면세점은 점진열 판매로 재고가 없어서 판매하지 못하는 판매기회 손실을 줄이고 고객의 출국전 제품 구매시간을 증대할 수 있게 됐다.
일평균 2만 5,000~9,000 피스 반출
롯데면세점은 상품 공급방식을 점진열 및 점보충 상품 등으로 구분해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점보충 상품은 고객이 직접 입어보거나 착용해야 하는 의류나 시계, 보석 등이 주를 이루고 점진열 상품은 화장품이나 일부 의류 등이 포함된다.
물류팀 엄상우 과장은 “아직 점보충 상품 비중이 높지만 점진열 상품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관설비는 파렛트랙 1,654셀, 중경량랙 5만 4,094셀, 의류 2만 4,480벌 보관 가능한 행거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진코퍼레이션이 설치했다. 재고관리는 로케이션 관리를 기본으로, 브랜드별로 관리하고 있다. 엄상우 과장은 “통합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상품는 6만 2,000SKU에 달하고 일평균 2만 5,000~9,000 피스를 반출하고 있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센터를 유연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열 판매된 상품은 디지털 피킹카트를 이용해 피킹한후 12개 검수 포장라인에서 포장이 이루어지며, 포장된 상품은 출국 날짜별로 구분해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된 상품은 출국 전날 PI가 부착된 5,700개의 셀과 컨베이어 설비로 구성된 원패킹시스템을 통해 단일 꾸러미로 재포장해 인도장으로 배송한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PI를 부착한 12셀의 디지털 피킹카트를 23대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피킹카트 도입으로 피킹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됐다.
통합물류시스템 구축, ERP와 연계
정보시스템은 통합물류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기존 ERP 시스템과 연계 사용하고 있다. 통합물류시스템은 반입, 보관, 반출, 원패킹 프로세스를 지원하며, 중앙관제시스템에 의해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보시스템은 지난 2007년 통합물류센터 오픈 이후 안정화 기간을 거치면서 좀더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오픈 당시에는 WMS와 원패킹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 서로 인터페이스 하도록 했으나, 사용자가 시스템을 좀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원패킹시스템을 WMS로 통합했다.
시스템을 구축한 진코퍼레이션 남중종 이사는 “영업점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여러 단계의 시스템을 경유하다 보니 데이터 정합성 관리 문제와 시스템 부하가 발생해 현장업무에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을 롯데면세점 물류 환경에 맞춰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시스템 개선 이후 데이터의 정합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기존 설비를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업무가 빨라지는 등의 효과를 얻었다.
냉난방설비 등으로 온도 관리
한편, 롯데면세점은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는 만큼 센터 환경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우선 센터내 적정 온도 관리를 위해 냉난방 설비 15대를 설치하고 센터 곳곳에 센서를 부착해 사전 세팅된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보통 여름은 27~28도, 겨울은 18도를 유지한다.
온도에 민감한 화장품이나 초콜렛 등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기 위한 냉장창고는 물론, 고가의 제품을 따로 관리하기 위한 금고보관장도 갖췄다.
또한 자외선에 의해 제품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센터내 창문에 모두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부착했다. 현장직원들에게는 상품 특성에 따른 취급 주의사항 등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엄상우 과장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가죽제품 역시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므로 제품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센터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류 효율성·생산성 향상
롯데면세점은 통합물류센터 구축으로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물류 효율성 및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기존에는 각 영업점마다 점별 재고관리를 위해 백룸을 갖춰야 해 매장공간이 협소해지고 점재고가 부족할 경우 판매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안전재고를 과다하게 가져가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점 분리발주 및 반입으로 운송물류비가 상승하고, 반입 및 보관 공간이 협소해 재고관리의 어려움도 컸다.
물류팀 박영규 계장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면세점 인근에 위치했던 기존 창고들은 오피스 건물이 대부분으로 물류를 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어서 반출입 동선 등 여러 가지 제약요건이 많고 효율적이지 못한데다, 각 점포마다 센터를 각각 따로 구축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물류센터 구축으로 전상품을 물류센터에서 반입해 관리하게 됨으로써, 통합 재고관리를 통한 상품 안전재고를 감축할 수 있게 됐으며, 통합 운송으로 국제운송비 절감이 가능해졌다.
또한 시스템에 의한 재고 추적관리로 재고관리 정확도가 향상됐으며, 물류혁신에 따라 향후 5년간 약 2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롯데면세점은 기대하고 있다.
엄상우 과장은 “기존에 각 점별로 관리하던 물류를 통합함으로써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줄어들었다”며 “올해 역시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및 설비를 개선해 효율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롯데면세점 박창영 물류팀장
통합센터 구축으로 비용절감·서비스 향상에 주력
센터운영 합리화 통해 2020년까지 물동량 처리
통합물류센터 오픈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고객에 대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물류서비스가 많이 향상됐다. 원패킹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제품을 인도받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으며, 물류통합을 통해 내부적으로 영업점은 판매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물류는 비용과 서비스가 충돌하기 마련이다. 물론 비용을 절감하면서 서비스를 향상시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어떤 부문을 더 중요시 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데,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질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레벨은 기대의 약 90%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서비스 만큼 물류비 절감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물류비 절감 역시 당초 목표의 50% 이상은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 오픈 이후 안정화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걸렸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면세점 물류는 그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 물류와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 새로운 전략과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정보시스템 설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차이점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부족했다.
또한 취급 폼목이 변경되고 예상외 신규 영업점이 개점됐으며 관세청 재고관리 시스템이 변경되는 등 급격한 물류환경 변화가 발생했다. 이외에 물류운영 및 작업인력의 전문성 향상에 어려움이 많았다.
주로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는데, 보안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제도적, 물리적, 시스템적 보안을 균형있게 시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센터 설계 단계부터 상품과 사람의 출입 동선을 구분해 놓았으며, 보안규정, 출입자에 대한 통제, 센터내 금고 보관장 설치, 출입 검색대, CCTV, 시스템 사용자 로그 관리, 보안요원 등을 통해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프로세스 및 설비, 장비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작업 에러율을 감소시키고, 센터내 취급 상품을 시계, 보석 등 고가 제품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현장 작업에 대한 도급계약 기준을 작업 단위별, 제품별 활동원가를 산출해 물동량에 의한 계약으로 합리화할 계획이다.
셋째,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교육체계를 일신해 내부교육과 외부 위탁교육을 전체적으로 확대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넷째, 상품 조달체계 개선 및 센터 운영 합리화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2011년 보다 9년 늘어난 2020년까지 물동량을 커버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다섯째, Cost센터로 갈 것이냐, 아니면 Profit센터로 갈 것이냐의 문제도 고민하고 있는데, 현재는 통합물류센터가 Cost 센터로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 Profit센터로의 전환을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글 : 송세라 기자(srsong@ulogist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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