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마셴셩 CEO "5년 안에 슈퍼마켓 대부분이 사라질 겁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유통기업은 3~5년 안에 시장에서 퇴출될 것입니다.
지난 8월 9일 허우이(侯毅) 알리바바 부총재/허마셴셩 CEO가 2018 허마 신유통 관계사 총회에서 한 말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받쳐주지 않는 유통망은 결국 도태될 거란 얘기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없인 미래 유통 생존 불가
바이어가 100% 책임지는 제도로 유통부패 척결해야
허우이 CEO가 향후 유통업계 전망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건 이번이 처음. 과거 징둥 물류를 총괄하고, 현재는 중국을 대표하는 신유통 마트 허마셴셩 대표로서 그가 생각하는 신유통의 모습은 어떨까.
신유통의 필수 요소
전통 유통이든, 전자상거래든, 우리의 신유통이든 유통에는 변하지 않는 3요소가 있다.
첫째, 소비자들은 더 많은 상품 선택권을 바란다.
둘째,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가성비 높은 상품을 원한다.
셋째, 소비자들은 신속함과 편리함을 원한다.
이를 위해 허마셴셩은 상품의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 좋은 상품을 거품 없는 가격에 제공할 것이다. 마지막 요소는 인터넷 기술과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로 모바일 주문 이후 30분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허마셴셩 [사진 봉황과기]
나는 우리가 유통업계에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지 줄곧 고민해왔다. 지난 2개월간 미국, 유럽, 동남아, 호주 등을 방문해 선진 유통기업의 공급 체계, 물류 체계, 자체브랜드 체계 등을 직접 눈으로 봤는데, 그들은 허마셴셩을 배우고 싶어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기존 유통업계가 하지 않았던 일들을 했기 때문이다. 대략 3가지가 있다.
첫째, 허마셴셩은 소비 관념을 바꿨다.
사람들은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장을 볼 수 없다. 그래서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트에 가서 장을 본 뒤 냉장고에 넣어 천천히 먹는 식이었다. 이중 1/3은 쓰레기가 됐다. 하지만 허마셴셩이 강조하는 것은 "매일 신선한 제품을 사서 먹고, 다 먹으면 내일 다시 사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둘째, 허마셴셩은 보다 편리한 쇼핑경험을 제공한다.
과거 유통업계가 자랑스러워하던 '동선 관리'(이를테면 간장 한 병 사려면 한참을 돌아가야하는)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허마셴셩에서는 모바일 터치만으로 주문한 상품을 30분만에 받아볼 수 있다(배송비 무료). 매장 또한 원하는 물건을 산 뒤 바로 떠날 수 있는 구조다.
셋째, 허마셴셩은 보다 효율적인 유통 프로세스를 실현했다.
우리는 회원·상품·공급망에 대해 진정한 의미의 100% 디지털 관리를 하고 있다. 이 덕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효율적인 내부 운영을 할 수 있다. 운영 효율이 크게 올랐고, 코스트는 대폭 낮췄다.
위의 세 가지를 본질적으로 해결해야만 신유통을 할 수 있다. 참고로 신유통은 알리바바그룹 차원의 5신 전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5신 전략: 신유통, 신금융, 신제조, 신기술, 신에너지). 5신 전략 중 특히나 중요한 것이 바로 신유통이다.
새로운 유통-공급 관계
중국 유통업계는 10년 이상 뒤처졌다. 한 가지 특이한 건, 글로벌 유통업체가 중국에 진출하면 이상하게 변해버린다. 이건 좋게 말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타락이다. 이들은 모든 책임과 리스크를 공급사에 떠넘기고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상품을 살 수 없다. 해외 유통업체가 중국에서 속속 철수하는 주된 이유다.
우리는 유통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통업체와 공급업체의 관계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 중국 유통업계는 줄곧 공급사 위주였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공급사가 유통사에 넘긴 물건을 그대로 파는 식이다. 그래서 유통채널이 상당히 복잡하며 매우 비합리적인 채널이 많다. 아마 이런 유통 구조는 중국에만 있을 것이다. (아마 우리나라에도 있는 물량 떠넘기기를 말하는 듯...)
이 때문에 오늘날 유통업계는 부패의 온상이 돼버렸다. 유일한 솔루션은 바이어 제도라고 생각한다. 바이어가 공급사를 돌아다니며 팔릴만한 상품을 물색해 유통하는 제도다. 상품이 안 팔리면 해당 바이어는 자연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허마셴셩은 처음부터 바이어 제도로 운영됐다. 설립 첫날부터 바이어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상품을 구해왔다. 중국 유통업계의 문제인 상품 동질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다. 더불어 허마셴셩은 입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1년에 한 번으로 제한한다. 그 이유는 업체들이 단기 이익에만 눈이 멀게되어 장기적인 시야를 갖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새로운 유통-공급 관계란 각자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공급업체는 상품 개발에 충실해 품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업체는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에 충실하는 것이다.
상품 판촉원, 매장 입점비, 신제품비 등 유통을 위한 기존의 비용은 다 우리가 부담한다. 공급업체는 그저 상품만 잘 만들면 된다. 그래야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이 형성된다. 이것을 잘 하지 못하면 중국의 유통업계는 미래가 없다. 아무리 최저가를 맞춰준다고 해도 글로벌 상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면 우린 유통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의 뜻에 동참하는 업체는 1%밖에 없지만 우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우린 이미 전 세계의 유망한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의 바이어 군단은 막강하다. 게다가 거금을 투자해 중국 전역의 물류 시스템, 공급망을 통합하고 있다.
공급업체에 바라는 것
첫째,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가장 적정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라.
둘째, 다른 공급업체와 정보를 서로 교류해 업스트림~다운스트림의 정보를 통합하라.
셋째,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라. 우리는 모든 거래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넷째,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 상품의 가성비를 높여라.
한편 허우이 CEO는 허마셴셩의 향후 계획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PB(독자개발) 상품 매출 비중을 3년 내에 50%까지 끌어 올린다.
-3년 내에 1, 2선 도시 및 경제수준이 높은 도시에 진출해 고객 규모를 3억명까지 늘린다.
-2018년 윈치대회(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 회의)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디바이스를 선보인다.
-2018년 하반기에 인프라, 공급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려 생태계를 조성한다.
-한 품목에 한 공급사와만 계약한다.
허나 허우이 CEO의 발언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정작 허마셴셩이야말로 3년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은데?", "시장을 망치고 있는 건 바로 허마셴셩이야", "다른 마트에서 20위안대던 수박이 허마셴셩에선 왜 60위안? 손 떨려서 사겠나", "난 마트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는데... 휴대폰 터치만으로 배달해주면 무슨 재미?" 등의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차이나랩 이지연
[출처: 중앙일보] 허마셴셩 CEO "5년 안에 슈퍼마켓 대부분이 사라질 겁니다"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295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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