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G-ERP 시스템 고도화 추진
글로벌 경영관리 능력 강화… 내년 상반기 착수
클라우드 등 신기술 도입 초대형사업 업계 주목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G-ERP)'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지난 2010년 사상 유례없는 통합 ERP 구축 사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가운데, 이번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경영관리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착수를 목표로 G-ERP 고도화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핵심인 ERP 솔루션은 물론 서버, 스토리지, 백업 등 인프라까지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방향과 예산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세부적인 사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이라는 큰 줄기를 바탕으로 G-ERP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G-ERP 시스템을 개시했다. 전 세계 72개국 197개 거점의 20만 명 이상의 삼성전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적자원, 생산, 판매, 재고, 재무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G-ERP의 역할이다.
수 천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이 시스템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형 ERP 구축사업으로 주목받았으며,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각 영역에서 세계 선두로 올라서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를 벤치마킹해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G-ERP를 구축한지 올해로 6년째 접어들면서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사업을 검토했으며, 내년 예산을 결정하는 오는 8~9월까지 예산 등 핵심 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일류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S-ERP'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표본에 해당하는 G-ERP에 클라우드 등 신기술 도입도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의 경우 삼성 계열사 차세대 사업이 매출에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사업에서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수 천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사업에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유닉스 서버는 국내시장의 10분에 1에 해당하는 3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 G-ERP 고도화 사업이 생산성 향상과 표준화를 통한 비용절감, 사업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수 천억원이 넘는 사업규모도 IT업계에서는 관심이지만, 국내 삼성 계열사가 추진하고 있는 S-ERP 사업의 모태가 되는 사업인 만큼, 미래를 생각해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비용절감 이슈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제품별, 라이선스별 통폐합 작업도 병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