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공감 토크 열어 친환경 사회적기업 성공 위한 방안 모색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성공한 사회적기업가는 특별한 비결을 갖고 있을까? 2400여개 사회적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금, 사회적기업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무엇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가능하게 할까?
한화그룹(회장 김승연)과 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송월주)이 2월 21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한화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공감 토크 -함께 멀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한화그룹이 지난 1년 동안 추진해 온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에 대한 결산의 장으로, 사회적기업가들의 성공적인 경험담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성공적인 사업 모델 창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사회적기업에게 성공이란?
1부는 공감 토크와 솔루션 토크, 두 개로 나뉘어 진행됐다. 우선 공감 토크는 사회적기업의 성공 키워드 사례 발표.
첫 번째로 나선 김준용 키즈노트 대표는 지난해 벤처캐피털 투자(3억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과정을 소개했다. 키즈노트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사용하는 알림장을 모바일과 웹서비스로 옮긴 업체. 의기양양해진 김 대표는 “자금 마련은 창업자 의지에 달렸다”는 말로 자신의 경험을 압축했다. ‘과연 그럴까?’ 고개를 갸웃거릴 즈음 김 대표는 스타벅스를 창업한 하워드 슐츠 회장의 이야기를 꺼냈다. 25명의 투자자를 끌어내기까지 217번의 거절을 겪었다는 이야기. 한마디로 거절을 두려워 말라는 얘기다.
두 번째는 연합마케팅 성공 경험을 가진 권운혁 컴윈 대표. 권 대표는 수도권에 있는 재활용 사회적기업 4개 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개별 기업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던 일들을 업종 간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생태계 조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 번째 발표자는 특별한 판로개척 경험을 가진 최호식 매직카라 대표. 음식물처리기 사업 분야에서 10여년의 좌절을 딛고 일어선 그는 홍보,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개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브랜드 경쟁력을 향상시킨 경험을 들려줬다. ‘될 때까지(Do It Done)’, 일명 들이대(DID)로 요약한 자신을 위한 경구가 꽤나 인상적이다. 그는 “사회적기업가는 차가운 바다에 맨처음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과 같은 존재”라며 “사회적기업가는 끝까지 사회적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기업 생태계는 어떤 모습?
솔루션 토크에는 배영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사무관, 김태희 서울시 사회적경제과장, 이인재 한신대 재활학과 교수가 나와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의 2차 5개년 계획이 실행되는 첫해다. 배 사무관은 “앞으로도 정부의 지원은 계속되겠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민간(종교계, NGO계 등)으로의 역할 분담을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평가지표를 만들어 시민사회의 투자금이 들어오도록 하고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처럼 사회적기업 자본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현재의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를 권고 수준이 아닌 할당 방식으로 하고 현행 최저가입찰제를 사회책임조달제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사회투자기금 500억원을 조성했다”며 “중앙정부도 기금조성 정책으로 우선 금융 생태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사회적기업 종사자의 70%가 최저생계비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듯 ‘인재, 시장, 자금’ 문제 해결을 세 가지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지정 인증만으로 사회적기업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힘든 현실을 토로했다. “사회적기업가들이 소셜 미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사회적기업 지원조직은 많아졌는데 뛰어난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 같다”며 “혁신형 사회적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사회적기업가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어떤 사회적기업에 투자하겠습까?
제2부 ‘공감 투자’는 6개 사회적기업 대표들이 나와 모의 투자설명회를 갖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방식을 차용해 200명의 청중평가단도 20%의 점수를 직접 매겼다. 3명의 전문가 공감투자단은 강기수 한화그룹 상무, 강신일 서스틴 베스트 실장, 송남철 사회적기업진흥원 팀장.
폐합성수지류를 수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백두리싸이클링’은 새터민이 만들고 새터민 일자리를 만드는 업체. 장민송 대표는 이 점을 강조했다.
‘언니네 텃밭’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설립한 사회적기업. 친환경농법으로 지은 제철 농산물과 2012년 세계식량주권상 수상 실적을 내세워 투자단을 공략했다.
쌀 화환이라는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비비컴퍼니’의 김정대 대표는 쌀 화환 1만개를 판매하면 쌀 200톤을 기부하고 취약계층 200명을 고용하는 셈이라고 투자단을 설득했다.
이어 나온 ‘오르그닷’의 김방호 대표는 환경오염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인 현재의 패션산업을 뛰어넘을 윤리적 패션을 하겠노라 호소하고 친환경 식재료로 요리하고 옥수수 전분 도시락 패키지를 개발한 한영미 오가니제이션요리 대표는 대안적인 외식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노라 장담했다.
그리고 끝으로 나온 이경재 대지를 위한 바느질 대표는 친환경 웨딩드레스, 뿌리가 살아있는 부케, 작은 결혼식 등으로 우리나라 웨딩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최종 결과는 청중평가단 146명의 공감을 얻은 대지를 위한 바느질 1위, 128명의 공감을 얻은 언니네 텃밭 2위, 121명의 공감을 얻은 백두리싸이클링 3위. 이들 3개 업체는 각 500만원, 300만원, 2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혼자 빨리’ 아닌 ‘함께 멀리’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 한화그룹 장일형 사장은 “혼자 빨리 보다는 ‘함께 멀리’ 가자는 것이 한화그룹의 동반성장 철학”이라며 “사회적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동반자로서 협력자로서 계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화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재)함께일하는재단과 손잡고 18개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사업비 지원 및 제품 개발, 판로 개척, 경영 컨설팅 등의 지원을 해왔다.
이날 행사장에는 먹거리, 에너지 문제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친환경 사회적기업의 갤러리와 제품 홍보 부스가 마련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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