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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오라클 클라우드, 싱글-태넌시 고집하는 이유는?

by Jinny815 2013. 9. 27.


오라클의 클라우드 행보가 가열차다. 오라클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3 행사에서 10개의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라클은 특히 인적자원관리(ERP), 고객경험관리(CX), 전사적자원관리(ERP),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소셜 및 모바일 등 광범위한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오라클의 SaaS는 세일즈포스닷컴 등 경쟁 서비스와 다른 점이 있다. 멀티-태넌시가 아닌 싱글-태넌시 기반으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멀티-태넌시란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여러 사용자가 함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일즈포스닷컴의 CRM 서비스의 경우 전 세계 기업들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이다. 각  기업은 자사에 맞게 환경설정만 바꿔 마치 자신에게 특화된 서비스처럼 이용할 뿐이다.

반면 오라클은 싱글-태넌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오라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각각 자신만의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라클 고객사가 100개라면 1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것이다.

멀티-태넌시의 장점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서비스 제공업자가 고객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IT투자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시스템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비용도 적게 든다. 오류를 발견해도 하나만 수정하면 전세계 고객이 똑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고, 한 번만 업그레이드하면 전 세계 고객이 동시에 이를 이용한다.

이는 서비스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멀티-태넌시 기반에서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이 많을 수록 가격은 저렴해진다.

그러나 싱글-태넌시는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그에 맞는 별도의 유지관리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라클 클라우드 비판자들은 “오라클 클라우드는 가짜 클라우드”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클라우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클라우드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멀티-태넌시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말이 있듯이 한 번의 보안 사고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전 세계 모든 기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하나의 버그에 전 세계 모든 기업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래리 앨리슨 회장은 한 때 “멀티-태넌시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3에서 만난 렉스 왕 오라클 클라우드 담당 수석 부사장은 “멀티-태넌시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에게는 혜택일 수 있지만,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아니다”면서 “우리 고객들에게는 보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 부사장은 “싱글-태넌시 기반이라고 하더라도 관리 자동화가 이뤄져 있고, 역량이 충분하다면 효율성(가격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멀티-태넌시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오라클이 최근 멀티-태넌시를 지원하는 DB인 ‘오라클 DB 12c’를 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DB차원에서 멀티-태넌시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DB를 여러 개의 다른 DB처럼 나눠쓸 수 있다. 오라클 측은 이를 한 DB 안에 작은 DB를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로거블 DB’라고 부르기도 한다.

 왕 부사장은 “세일즈포스닷컴를 비롯해 많은 SaaS 업체들이 오라클 DB 12c 를 도입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애플리케이션 차원의 멀티-태넌시는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샌프란시스코(미국)=심재석 기자>sjs@ddaily.co.kr